10일 정부세종청사서 기자간담회 열고 부동산 관련 지적에 해명
"현재 전세가 상승, 법률 효과 발생 전 미리 가격 올려 계약한 탓"
"올 10월 공시가격 현실화, 중저가주택 재산세율 인하 방안 발표"
"전월세시장 안정될 수 있어…현행 4% 전월세전환율 하향 검토"
공공재건축 '숫자 늘리기' 지적에는 "8~9월중 선도사업지 발굴"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 靑 아닌 내각이 져야…직에 연연 안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실거주 목적의 1세대 1주택자 보호를 위해 올 10월 공시가격 현실화와 함께 중저가 주택 대상 재산세율 인하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급격한 월세전환을 막기 위해 현행 4%인 전월세전환율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재산세율 인하 대상 주택 시세를 얼마로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의에는 “9억원 이하, 7억원 이하 등 (시세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통상 9억원 이상을 고가라고 말하니 그런 측면을 감안해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어 “10월 발표라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고 관계 부처 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서 그는 임대차 3법과 관련한 전월세시장, 7·10대책에 담긴 부동산 세제 개편, 8·4대책의 수도권 공급 확대 방안 등과 관련, 언론에서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두루 반박하고 나섰다.
먼저 지난 8·4대책에서 발표된 공급 확대 방안과 관련, 공공 고밀재건축의 기대이익 환수가 지나치다는 지적에 “조합원 일반분양 물량도 늘고 공공환수를 통한 임대 공공분양 물량도 늘어 ‘윈-윈(win-win)’하는 방식”이라며 “기존 조합원에게 오히려 이득이 되면 됐지 기존 재건축에서 후퇴하는 점은 없다”고 반박했다.
고밀재건축 허용으로 늘어나는 용적률은 50~70%를 기부채납을 받아 기대이익의 상당 부분을 환수하지만, 당초 기대이익과 일반분양물량에는 추가 환수조치가 없다는 설명이다. 늘어나는 일반분양 물량으로 필요경비를 부담하고 조합원의 분담률을 줄여 최소한의 사업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 과정에서 “기존 재건축 방식이 아닌 고밀재건축 허용으로 늘어나는 용적률은 일종의 ‘공공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또 ”공공 고밀재건축시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아닌 주민들이 원하는 민간 시공사·용역사 선정 및 시공사 브랜드 사용, 고급설계 선정 등 주민 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공공 고밀재건축으로 임대주택이 너무 많이 공급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총 주택공급량 중 임대주택 비중이 현재 용적률 300% 재건축 하에서는 8.3%지만 공공재건축시 대표 용적률 400%를 기준으로 9~13% 수준“이라며 ”대규모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발표된 부동산 관련 세제개편이 집값 안정화가 아닌 ‘증세 목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홍 부총리는 ”이번 주택 관련 세제개편으로 종합부동산세가 약 9000억원 수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전체 국세수입 290조원의 0.3%에 불과하다“며 ”더구나 종부세는 부동산교부세로 전액 지방에 이전되므로 중앙정부가 재정수입 확보 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세금 폭탄’ 지적에 대해서는 ”대폭 인상된 종부세가 적용되는 다주택자는 총인구 기준 0.4% 수준“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주택 임대사업자 세제혜택과 관련, 정부가 몇 차례 보완대책을 발표해 ‘땜질 논란’이 일었던 것과 관련해선 ”정부는 7·10 대책 당시 임대차 3법 시행과 연계해 임대등록제도 개편을 추진하면서 기 등록주택은 등록 말소 시점까지 세제혜택을 유지한다고 분명히 설명한 바 있다“며 ”따라서 종부세 등 비과세·감면 및 추징 배제를 명확히 한 것은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임대주택 양도세 중과 배제에 대해서는 ”당초 방침의 변경 없이 등록 말소 후 한시적 예외 기준을 설정한 것으로 새로운 혜택을 부여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임대차 3법 도입으로 전세매물이 실종되고 호가가 상승하는 등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오히려 해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7월31일 시행되고 전월세상한제의 기본전제인 계약갱신을 1개월 전에 미리 청구해야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전세가 상승은 법률 효과가 발생하기 전에 가격을 미리 올려 계약을 체결한 결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전세난 심화 우려, 월세전환 가속화 우려 등에서도 언급했다. 그는 ”수도권 하반기 아파트 입주물량이 11만 세대로 예년보다 17% 가량 많고 서울도 2만3000호에 달해 입주물량이 풍부한 점, 임대차 3법 시행으로 기존 계약 갱신시 임차인의 동의 없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지 못하는 점, 전세의 월세 전환 시 부담이 되는 전세금 승계거래의 비중이 서울 등 주요지역에서 높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전월세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정부는 급격한 월세전환을 막고 국민 여러분들의 주거부담 완화를 위해 전월세전환율(현행 4%) 하향 조정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신규택지 공급을 둘러싼 지역 반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택지 공급 대상이 된 국유지들은 국유재산의 효율적 활용 및 범수도권 대책이라는 보다 큰 틀에서 이해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태릉은 확실한 교통대책을 마련해 나가고 부지의 55%를 공원, 학교, 도로 등 생활인프라 구축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과천의 경우도 입주부처의 이전 없이 유휴 부지를 개발하는 것으로 과천 인근 상권에서 우려하는 공동화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8%를 상회하는 10% 공급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임대주택은 결코 기피시설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여론 악화로 청와대 참모진이 일괄 사퇴한 것을 두고는 ”정책에 책임이 있다면 청와대보다는 내각이 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부총리인 제가 상당히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직에 대한 연연보다도 당장 내일 그만두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마음으로 정책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