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5조… 전체의 37% 차지, ‘2024년 매출 30조’ 자신감 내비쳐
글로벌 점유율도 35%… 中-日 제쳐
中, 보조금 주며 본격 해외 공략… 美-日 기업도 집중 투자 나서
향후 2, 3년 주도권 싸움 골든타임… “산-관-학 협력체계 구축 지원을”
“LG화학의 배터리 매출은 2024년 30조 원에 이를 것이다.”
이달 초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5년 만에 매출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올해 상반기(1∼6월)는 LG화학이 글로벌 1위 전기차 배터리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 분수령이었다. 석유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으로 빠르게 중심축을 전환하는 데 성공한 한편, 국가 및 기업별로 합종연횡을 시작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진짜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 LG화학, 배터리 기업으로 본격 변신
17일 LG화학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매출 13조6640억 원 중 배터리 부문 매출이 5조840억 원으로 37.2%를 차지했다. 기존 주력인 석유화학의 비중은 49.3%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LG화학 배터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0.8%로 처음 30%를 넘었다. 2018년(24.4%)과 비교해서는 2년 만에 12.8%포인트가 급증한 수치다. 국내외 투자도 확대해 자동차 배터리를 포함한 배터리 부문 생산 능력은 올 상반기 14조 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57.0% 늘었다.
LG화학뿐만 아니라 올 상반기 한국 배터리 업계에는 낭보가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산 배터리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34.5%를 기록하며 중국(32.9%)을 처음으로 제쳤다. 일본이 점유율 26.4%로 3위를 차지했다.
기업별 점유율에서도 올 상반기 LG화학이 1위로 올라섰고 삼성SDI가 4위, SK이노베이션이 6위로 3사 모두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 완성차-배터리社 합종연횡 ‘본게임’ 이제 시작
배터리 낭보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중일 3국의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된 데다 완성차 기업들까지 배터리 합작사 설립 및 자체 개발을 통해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최대 경쟁국인 중국은 정부의 각종 보조금 지급을 등에 업고 내수시장을 확보했으며 최근 유럽 등 해외시장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 기업 간의 협업 구도도 복잡해지고 있다. LG화학 등 한국 기업의 주요 공급처인 다임러그룹은 최근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 출시되는 전기차 세단 EQS에 CATL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차세대 배터리 공동 연구도 지속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4월에는 일본 도요타와 파나소닉이 배터리 합작사인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 앤드 솔루션스’를 출범시켰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도 다음 달 22일 ‘배터리데이’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테슬라가 배터리 독자기술 개발 계획을 내놓거나 CATL과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배터리의 윤곽이 드러나면 시장에 또 한 차례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2, 3년이 배터리 시장 주도권 싸움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협회 손창우 수석연구원은 “과거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 중국이 특허 수에서 한국을 추월한 후 시장점유율 1위를 빼앗아간 사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만 잘한다고 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에 엄청난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이며 산관학의 집중적인 협력체계 구축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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