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열풍’ 더해지며…또 사상 최대치 갈아 치운 가계 빚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9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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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원이 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에 ‘빚투(빚내 주식 투자)’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가계 빚이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갈아 치웠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637조3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80조5000억 원(5.2%) 증가했다. 직전 사상 최대치인 3월 말보다 25조9000억 원(1.6%) 늘어난 규모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1545조7000억 원)과 신용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91조6000억 원)을 합한 것으로 가계가 갚아야 하는 포괄적인 빚을 의미한다.

가계신용이 크게 늘어난 데는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를 받는 ‘신용공여 잔액’이 36% 증가한 영향이 컸다. 올 2분기 증권사의 신용공여 잔액은 29조9000억 원으로 1분기보다 7조9000억 원 늘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10~12월)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한국 증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식 가치가 올라 빚을 받을 수 있는 한도가 늘어나자 사람들이 대출을 끌어다 쓴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의 몸통인 주택담보대출은 1분기보다 14조8000억 원 늘었다. 2019년 분기당 평균 증가액(8조7000억 원)보다 70% 늘어난 규모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4분기(12조6000억 원)부터 3개 분기 연속 10조 원 넘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전세 자금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고 주택 매매도 3개월 연속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특히 2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분양 물량이 늘어 중도금 대출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 기준)은 올 2분기 5.3%로 2018년 4분기 이후 다시 5%대로 들어섰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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