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체 거래의 56% 차지… 6월보다 낮지만 올초보다는 높아
강북-강서-동작-성동은 되레 증가… “현금부자들 주택쇼핑 여전한 탓”
정부가 6·17대책을 통해 전세 보증금을 끼고 집을 매입하는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한 대출 규제를 실시한 뒤 서울 전체로는 갭투자 비중이 낮아졌다. 하지만 실수요가 높은 지역 위주로 일부 지역은 오히려 갭투자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토교통부가 미래통합당 김상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서울에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한 아파트 매매거래 중 전세 보증금을 승계해 아파트를 매입한 ‘갭투자’ 비중은 전체의 36.1%로 나타났다. 5월 39.1%, 6월 40.8%에 비하면 낮아졌지만 여전히 3월 32%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6·17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 원 이상 주택을 신규 구입하면 전세대출을 회수하고, 6개월 내 전입하지 않을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회수한다는 초강수를 뒀다.
강남구의 갭투자 비중은 7월에 56.5%로 6월 66%에 비해 낮아졌지만 올해 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서초구(54.4%)와 송파구(46.2%)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강남구와 송파구에서는 대치동, 삼성동, 잠실동 등 주택 매매가 활발하던 지역이 6월 말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주택을 매입할 수 없는데도 갭투자 비중이 40∼50%대로 나타났다.
강북, 강서, 동작, 성동, 은평구의 경우 오히려 규제 이후 갭투자 비중이 높아졌다. 강북구의 경우 5월 32.5%, 6월 42.1%, 7월 48.1%로 갭투자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 전체 25개 구 중 강남, 서초에 이어 갭투자 비중이 높았다. 성동구도 5월 25.7%, 6월 40.9%, 7월 42.9%로 갭투자 비중이 증가해 전체 25개 구 중 다섯 번째로 높았다. 동작구의 경우 5월 49.3%에서 6월 29.8%로 대폭 줄었다가 7월 38.8%로 다시 늘어났다. 갭투자 거래 건수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정부가 강력한 세제, 대출규제를 시행하며 전체 거래량 자체가 줄어들면서 갭투자 비중 자체는 일부 지역에서 오히려 증가했다.
비수도권에서는 규제지역이 확대돼 각종 대출규제 대상이 된 인천(6월 14.2%→7월 10.4%), 경기(25.3%→23.4%)는 갭투자 비중이 줄었다. 반면 대전(20.1%→21.9%), 대구(15.8%→25.3%)는 갭투자 비중이 늘어났다.
김상훈 의원은 “결국 현금 여유가 있는 ‘현금부자’들은 정부의 대출규제에도 집을 매입할 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갭투자 차단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3억 원 이하의 소형 주택으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등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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