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CPU 이어 거래처 확대
파운드리 시장 세계 1위… 대만 TSMC 추격 발판 평가
삼성전자가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을 맡는다. 삼성이 엔비디아의 주력 GPU를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를 통해 제작해 왔다.
1일(현지 시간) 엔비디아는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차세대 GPU ‘치포스 RTX 30’ 시리즈를 공개하고 삼성전자 8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정을 활용해 생산한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이전 모델과 비교해 성능과 전력효율이 두 배 이상 개선된 신제품을 통해 비디오 게임 그래픽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 TSMC를 쫓고 있는 삼성전자가 또 한 번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GPU 시장 선도기업인 엔비디아는 최근 미국 반도체 전통 강자인 인텔을 제치고 미국 반도체 기업 중 시가총액 1위에 올라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도 위탁 생산한다고 밝혔다. IBM에 이어 엔비디아 등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을 거래처로 확보하면서 파운드리 사업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간 협력관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메인 제품은 대만 TSMC를 통해서만 생산해 왔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예상 점유율은 TSMC가 53.9%로 압도적인 1위다. 2위인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17.4%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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