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 펀드 투자자에 개인·은행과 '연기금' 명시돼
국민연금, '중립성 위배' 비판 나올 수 있어 '고심'
금투업계 "수익률 괜찮다면 들어가도 괜찮을 것"
국민연금이 정부가 조성하는 뉴딜펀드에 참여할지 주목된다. 투자 중립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는 연기금 특성상 국채수익률보다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어 투자에 무리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정책형 뉴딜 펀드는 5년간 20조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정부 3조원, 정책금융기관 4조원, 은행·연기금·일반국민 13조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펀드 자금의 35%를 차지하는 모펀드는 후순위 출자로 위험 선부담에 나선다. 정부 자금으로 손실을 방어해 사실상 원금보장형에 가깝다는 평가다.
원금보장 성격에 국채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이라면 국민연금이 국내채권 투자 포지션 중 일부를 태워도 무방하다는 시각이 많지만 정부가 추진한다는 점에서 중립성 비판이 따를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전체 포트폴리오 750조원 중 국내채권에 323억7000만원(43%)을 투자하고 있다. 이중 국채에 투자하는 비중 가운데 일부를 뉴딜 펀드로 돌리더라도 큰 위험이 따르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연금 사회주의 논란 등 ‘정부 기조에 맞춰 기업 지배구조를 갈아치우려 한다’는 등의 비판에 시달려 왔다. 뉴딜 펀드의 경우에도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을 위해 국민연금을 이용한다’는 취지의 비판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정 농단 당시 정부의 지시대로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외압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후 국민연금은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고자 의결권 행사 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외부 인사로 꾸리는 등 개선에 나섰지만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다는 점으로 독립성 논란이 지속됐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원칙으로 ▲수익성 ▲안정성 ▲공공성 ▲유동성 ▲지속가능성 ▲운용독립성 등의 원칙을 두고 있다. 운용독립성의 원칙이란 다른 목적을 위해 수익성, 안정성, 공공성, 유동성, 지속가능성의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이에 따라 뉴딜 펀드에 국민연금 자금을 투입할 경우 투자 절차를 명문화해놓기 위해 기금운용위원회 보고·의결 절차를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적인 투자는 기금위 의결사안이 아니지만 정부와 연계된 펀드인 만큼 추후 중립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한편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식 등 독립성 이슈로 인해 오히려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연금은 기획재정부 등 뉴딜 펀드 관계부처와 사전 교감 등을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제안서상 리스크가 낮고 예상수익률이 좋은데도 정부에서 만든 펀드라고 투자하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중립성을 위반한 것”이라며 “수익률만 높다면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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