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부품 조달, 생산 등에서 비용절감을 우선시했던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안정적인 거래처 및 생산기반 확보로 사업의 중점을 옮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는 소재, 부품, 장비 분야 글로벌 기업 246곳을 대상으로 가치사슬 재편 여부를 조사한 결과 64%가 코로나19 이후 가치사슬 재편을 완료했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가치사슬은 원자재 수급부터 부품조달, 생산, 판매 등 기업 경영에서의 다양한 거래과정들을 일컫는다.
기업들은 올 초 코로나19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확산하면서 이동통제, 교통수단 단절로 가치사슬의 훼손을 겪었다. 국내에서도 완성차 업체들이 2월 중국으로부터 와이어링 하니스(전선 뭉치)를 공급받지 못해 차량 생산을 전면 중단하는 등 큰 손실을 입었다.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기업들은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부품조달, 생산, 유통을 모두 현지에서 해결하는 새 가치사슬을 마련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생산기지로 여겨졌던 중국은 생산보다 연구개발(R&D)에 중점을 두는 지역으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수출의 어려움뿐 아니라 아세안 지역과 비교했을 때 중국의 생산거점으로서의 이점도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미래자동차와 전기·전자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 기업과의 합작을 통한 R&D가 늘고 있다. 첨단기술과 디자인 등에서 기업들 사이의 전략적인 제휴도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KOTRA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기업의 거래처 다변화, 리쇼어링(해외 공장의 국내 이전) 등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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