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8월 한 달간 1조 원어치 넘게 주식을 팔았다. 7월 한 달 반짝 순매수를 했다가 다시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비중은 4년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7810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2850억 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주식 보유 잔액은 2016년 6월 이후 최저인 30.0%로 떨어졌다.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올해 2월부터 5개월 연속 이어졌다. 7월에 5820억 원 순매수로 반짝 전환됐다가 한 달 만에 다시 순매도로 바뀐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의 8월 한 달 순매도 1위 종목은 삼성전자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순매수 1위는 코로나19 확산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등으로 주목을 받은 신풍제약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과 미주 투자가가 각각 6560억 원, 6360억 원어치를 팔았다. 유럽 투자가는 793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가 지역별 상장주식 보유액은 미국 244조5000억 원(외국인 전체 중 41.5%), 유럽 176조8000억 원(30.0%), 아시아 79조3000억 원(13.5%) 순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지난달 9970억 원어치를 순투자했다. 8개월 연속 순투자를 이어간 것이다. 다만 순투자 규모는 전월(2조2350억 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순매도 원인으로 반도체 업황 악화 등 주력 산업의 부진과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등을 꼽았다. 외국인이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한국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식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이 투자 위험 회피를 위해 사용해온 공매도 금지도 자금 이탈을 부추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투자가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환율 변동도 외국인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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