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가 늘더라도 서울 핵심 권역의 오피스 빌딩 투자는 계속 ‘블루칩’으로 남을 겁니다.”
최근 만난 글로벌 부동산컨설팅회사 CBRE코리아의 임동수 대표(52)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서울 대형 오피스 투자는 여전히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면 오피스 수요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전망과는 다른 답변이었다.
임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지금도 서울 핵심 권역은 오피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데 (도심 재정비 등이 이뤄지는) 을지로 일대를 제외하면 오피스를 새로 지을 땅도 거의 없다”며 “코로나19 이후 오피스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기업이 늘긴 했지만 기술, 보안 등의 문제로 오피스를 없애고 재택근무로 완전히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회사 CBRE코리아 임동수 대표는 미국 ITT셰러턴과 호텔신라, CBRE 본사를 거친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다. 1999년 한국 진출 이후 첫 한국인 대표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기업이 오피스를 쉽게 없애지 못할 것으로 보는 이유에는 오피스가 유능한 인재 확보와 직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무형의 자산’인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오피스 입지는 회사를 고르거나 회사 생활을 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오피스 선호 역시 주택처럼 가장 인기 지역은 단연 서울 강남이다. 임 대표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이전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강남 오피스 대기 수요가 더 늘었고, 삼성동 개발 호재까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BRE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서울 주요 오피스 공실률은 8.1%로 1분기보다 0.6%포인트 늘었지만 강남권 공실률은 3.1%로 전 분기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올 들어 강남권 오피스 빌딩 가격도 치솟았다. 2018년 8월 서울 서초구 삼성물산 서초사옥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3.3m²당 3000만 원대에 팔린 뒤로는 3.3m²당 3000만 원대 거래가 지난해 단 한 건도 없었지만 올해는 2건 나왔다. 특히 서울 강남구 현대해상 강남사옥은 3.3m²당 약 3400만 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거품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는 “서울 도심 오피스 빌딩 가격은 3.3m²당 3000만 원대가 일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물류센터에 대해서도 “앞으로 계속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코로나19로 충격을 맞은 백화점, 마트, 복합쇼핑몰 등 리테일 업계에 대해서는 “체험형 매장처럼 방문 고객에게 구매 경험 이상을 제공하고,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핵심 상권과 그렇지 않은 상권, 같은 상권에서도 목이 좋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격차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 대표는 “일반 투자자들도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을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상업용 부동산은 기업, 기관만 투자하던 분야로 여겨졌지만 이젠 일반인들도 주식 시장에 상장된 ‘부동산투자회사’(리츠)를 통해 소액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도 투자할 수 있는 상장 리츠는 지난해 큰 관심을 모았지만 낮은 수익률 등으로 최근 인기가 많이 시들해졌다. 임 대표는 “장기간 안정적인 배당을 원한다면 주가가 떨어진 지금도 상장 리츠에 투자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투자 전에 반드시 상장 리츠 자산의 입지나 임대 수요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며 “그래야 운용사들이 투자자 자금으로 건물을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하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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