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함께 매각 대상에 올랐던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자회사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아시아나에 지원된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자회사 투입이 금지되는 데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이들 LCC 자회사들이 당장 생존 위기에 처했다는 점에서 분리매각 가능성이 점쳐진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매각 당사자인 금호산업은 HDC 현산의 최종 의사를 확인한 후 조만간 계약해지를 통보할 예정이다.
협상이 최종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곧바로 기안기금을 신청하게 된다. 지원금의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애초에 HDC 현산이 투입하기로 한 신규자금과 유사한 규모다.
채권단은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꾀할 방침이다. 대규모 자금 수혈로 아시아나는 항공 리스사나 금융회사 등 채권자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고, 매달 수천억원에 달하는 고정비를 감당할 수 있다.
문제는 자회사다. 그간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아시아나으로부터 자금대여를 비롯한 유·무형의 지원을 받아왔다. 현재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에 회사채 500억원의 채무가 있고, 에어서울은 총 400억원을 차입한 상태다.
그러나 아시아나에 투입되는 기안기금은 자회사 지원이 원천 금지돼 더 이상 계열사를 도울 수 없게 된다. 자금대여, 채무보증, 일감 몰아주기 등이 금지대상이다.
양사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재무여건이 악화돼 모회사 지원이 없다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 에어부산 상반기 영업손실 규모는 899억원, 당기순손실은 1056억원으로 전년 대비 손실폭이 대폭 늘었다. 부채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1118억원 증가한 9895억원이 이른다.
채권단도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의 큰 틀 중 하나로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포함한 자회사 분리매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미 기안기금 지원 조건에는 ‘불필요한 자산매각 등 유동성 확보노력’ 등이 적용돼 있어 아시아나가 기안기금을 수혈받게 되면 자회사 분리매각을 명문화할 수 있게 된다.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는 노선 정리가 불가피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 동남아, 일본, 중국 등 노선을 떼어준 뒤 분리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 부실 노선을 이관받아 출범한 계열 LCC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업황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새 인수자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시아나 품을 떠나게 되면 그동안 지원을 받아온 항공기 리스, 항공 정비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인수자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편, 부산 지역사회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무산을 두고, 에어부산을 이 기회에 향토기업으로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계적 지역 기업화를 통해 분리매각 과정에서 부산시와 지역상공계가 ‘합작회사’로 인수하는 방식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부산시와 상공계 의지가 중요한데 현재 상황에선 선뜻 나설지 모르겠다”며 “채권단도 일단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추이를 보며 이들 LCC에 대해서도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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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8 10:09:03
에어서울 망해라~~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