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4차 추경 편성 등에 따른 채권시장 수급 불균형을 우려해 연내 5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했던 수준을 충족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올해말까지 총 5조원 내외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향후 국고채 발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채권수급 불균형과 시장금리 급변동을 선제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내년 555조8000억원 규모의 ‘슈퍼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7조원 중반대의 4차 추가경정예산까지 예고하면서 채권시장 수급불균형 우려가 커지자 한은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슈퍼예산을 집행하기 위해선 내년 170조원의 국고채를 발행해야하고, 7조원 중반대의 4차 추경도 모두 국고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국고채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만큼 최근 채권시장에선 국고채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줄어들면서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한국은행은 매입 일자와 관련해 시장 상황을 고려하되 가급적 월 말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매입 방식은 한국은행 증권단순매매 대상기관을 상대로 한 복수금리 경쟁입찰이다. 매입 규모와 종목은 공고시(입찰 전영업일)에 발표할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단순매입과는 별도로 시장금리 급변동 등 필요시에는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5조원 규모의 국채 단순 매입에 대해 시장에서 기대했던 규모를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고채 매입을 총 3회 했다. 1번 매입할 때마다 1조5000억원씩 총 4조5000억원을 했는데 연말까지 남은 4개월동안 5조원 규모로 국고채를 매입한다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시장이 예상했던 매입 규모는 충족시켜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 연구원은 “변동성이 커질 경우 추가 대응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는데, 이 점이 변동성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이 되면 국고채 발행이 줄어들고, 4차 추경에 따른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해 이런 조치를 내놓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연내 5조원 매입은 시장의 기대에 충분히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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