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유행기인 3월 1조820억 추월… 음식 배달원 확보 어려워지면서
업체들 “수수료 인상” 쟁탈전도… 일각 “음식값 오를라”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결제 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음식 시장의 급성장으로 배달원(라이더)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업체 간 쟁탈전도 벌어지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업체 와이즈앱은 8월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 배달 앱의 결제 금액 추정치가 1조2050억 원이라고 8일 밝혔다. 만 20세 이상 이용자가 배달앱에서 신용카드, 체크카드, 휴대전화 소액결제 등으로 결제한 금액을 추정한 것이다. 이 업체가 집계해 온 월별 결제 금액 중 최대였던 올해 3월(1조820억 원)보다도 큰 금액이다. 7월(9440억 원)보다는 약 28% 늘었다.
8월 배달 앱 결제자 수는 1604만 명으로 추정되며 이는 코로나19 1차 유행기였던 3월(1628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와이즈앱은 “10대의 결제 금액, 간편결제, 쿠팡이츠 등이 제외된 수치로 실제 배달 앱 시장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배달 앱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후발주자인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의 이용자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 앱 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는 8월 쿠팡이츠의 월간 순이용자수(MAU)가 70만 명으로 1년 전 17만 명에 비해 4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위메프오 MAU도 지난해 8월 2만3000명이었지만 올해 8월에는 17만 명을 넘어섰다. 다만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가 서비스하는 배달의민족(1066만 명), 요기요(531만 명) 등의 시장 점유율은 97.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앱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음식을 배달해줄 라이더 증가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배달 대행업체 바로고에 따르면 7월 26일 대비 8월 30일 배달 접수 건수는 25.8% 늘어난 반면 배달을 수행한 라이더는 7.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륜자동차(오토바이)를 활용하는 전업 라이더 수를 단기간에 늘리는 것이 쉽지 않다.
이에 쿠팡이츠가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를 건당 최대 2만 원까지 주겠다는 프로모션을 내세워 라이더 확보 전쟁에 나섰다. 그러자 기존 배달 대행업체들도 서울 강남권 등 배달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수수료를 연쇄적으로 인상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배달음식 시장의 성장과 라이더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 결국 음식값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체마다 비율이나 수수료 지급 방식 등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에는 인상된 배달 수수료로 인해 음식점주의 수익은 줄고 소비자가 낼 배달비는 올라가기 때문이다.
배달원 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은 배달비가 10년째 건당 3000원 수준에 멈춰 있다며 합당한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달 대행업체 관계자는 “배달 종사자가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지원자가 늘어날 것이고, 이는 수수료 인상 수준을 적절하게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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