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화물 운송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항공산업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분기에도 화물 사업에 집중한 대형항공사(FSC)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처럼 화물 수송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LCC들도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하거나 기내 공간을 화물 수송 용도로 활용하는 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기 운항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기존 여객기의 운항 목적이 변경됨에 따라 국토부와 논의 중이며 조만간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하반기 화물 운송 사업 확대를 통한 수익성 제고를 꾀해왔다.
앞서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지난달 18일 회사 그룹웨어 게시판을 통해 “하반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국제선 재운항과 신규노선 취항, 화물운송 사업확대 등으로 수익성 증대를 위한 영업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형 항공기를 보유한 진에어는 10월 중순 B777-200ER 여객기 1대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할 예정이다. B777-200ER 여객기는 우선 다음달 추석연휴까지 여객 운송에 투입되며, 이후 기내 좌석을 철거하고 안전 설비를 장착하는 등 개조 작업에 들어간다.
항공기 수리 및 개조가 항공기기술기준에 적합한지에 대한 국토부 승인 단계가 필요해 구체적 운영 시점은 작업 진행 일정에 맞춰 최종 확정된다.
진에어는 LCC 중 유일하게 보유한 대형 항공기를 통해 침체된 여객 수요 대신 화물 사업을 강화하며 실적 방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미 진에어는 B777-200ER을 여객기 내 화물칸을 활용하는 벨리 카고(Belly Cargo) 방식으로 타이베이 노선 등에서 운영해왔다. 해당 기종은 B737-800과는 달리 화물칸 내 온도 및 습도 조절이 가능하고 약 15톤 규모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화물 전용기로 전환되면 탑재 규모가 10톤 가량 늘어나 25톤까지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여객 수요가 제한적인 현재 상황에서 적시적소에 화물 전용기를 운영해 수익원을 발굴하고 추후 시장 여건에 따라 탄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FSC도 여객기의 화물기 전환 및 화물 수송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멈춰선 여객기 중 2대를 화물 수송이 가능한 항공기로 개조했다.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지난달 20일 국토부에 여객기 좌석을 제거하고 객실 바닥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개조작업 승인을 신청했고, 국토부는 제작사 보잉의 사전 기술검토 및 항공안전감독관의 적합성·안전성 검사를 거쳐 지난 1일 개조작업을 승인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부 외국 항공사들이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을 수송하고 있으며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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