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상장 첫날 ‘따상’… 코스닥 시총 5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1일 03시 00분


주가 6만2400원으로 마감… 직원 1인당 5억3000만원 벌어
내달까지 ‘빅히트’ 등 14곳 ‘노크’… 작년 1월이후 상장기업의 30%
공모가보다 현재 주가 더 낮아

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신관 로비 전광판에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신관 로비 전광판에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58조 원의 공모주 청약 증거금이 몰렸던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상장 첫날 공모가의 갑절로 시작해 상한가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른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뛴 뒤 상한가까지 상승)에 성공한 것이다. 주가 상승으로 직원들의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가치만 1인당 약 5억3000만 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10일 코스닥시장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6만2400원으로 마감됐다. 공모가(2만4000원)의 갑절인 시초가 4만8000원에서 시작해 가격제한폭(30.0%)까지 치솟았다. 카카오게임즈 시가총액은 ‘따상’에 힘입어 4조5680억 원으로 불어났다. 단숨에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위 기업으로 치고 올라갔다.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상한가로 오르면서 직원들도 ‘주식 부자’가 됐다. 카카오게임즈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임직원 443명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은 482만2164주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가 15만 주, 남재관 전 최고재무책임자가 12만7000주를 받았으며, 나머지 직원들은 평균 1만306주를 갖고 있다.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평균 1만1361원이다. 행사되지 않은 스톡옵션의 가치는 1인당 약 5억3000만 원으로 추산된다. 10일 주가를 기준으로 평가 차익이 약 2500억 원에 이른다. 특히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보유한 자사주 241만2500주의 평가액은 이날 1505억 원으로 불어났다. 자회사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의 평가가치도 354억 원으로 올랐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스톡옵션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수익이라 큰돈을 벌었다는 분위기나 직원들의 동요를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2013년 설립된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배급과 유통, 개발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게임 수요 증가와 카카오톡이라는 거대 플랫폼을 통한 성장 가능성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에선 카카오게임즈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가 추정하는 카카오게임즈 적정 주가는 이날 종가보다 낮은 4만2000원 안팎이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회사 매출 구성 중 자체 개발 비중이 낮다는 점과 차기 게임의 북미·유럽 재계약 변수를 감안하면 추가 가치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던 공모주 중에서 빛이 바랜 경우도 적지 않다. 본보가 에프엔가이드와 함께 지난해 1월 이후 지금까지 상장한 기업 95곳(카카오게임즈 제외)을 분석한 결과 8일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은 종목은 66개다. 나머지 29개 종목은 오히려 공모가보다 떨어졌다. 또 절반에 가까운 46개 종목은 상장 당일 종가 대비 현재 주가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이루다’는 8일 기준 주가가 공모가 대비 65.56% 올랐지만, 상장일 종가와 비교하면 15.58% 낮다.

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까지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14개 비상장 기업이 증시 문을 노크하며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는 결국 기업 실적과 사업 전망에 달려 있다”며 “상장 초반 주가 상승과 단기 차익만 노려 빚까지 내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이건혁·강유현 기자
#카카오게임즈#상장#따상#코스닥#시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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