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출근하지 마세요”…코로나19에 ‘나홀로’ 사장님만 증가

  • 뉴스1
  • 입력 2020년 9월 11일 07시 37분


31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한 가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당분간 영업을 정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서울시는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방역 강화를 위해 다음달 6일까지 ‘천만시민 멈춤 주간’을 선포했다. 2020.8.31/뉴스1 © News1
31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한 가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당분간 영업을 정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서울시는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방역 강화를 위해 다음달 6일까지 ‘천만시민 멈춤 주간’을 선포했다. 2020.8.31/뉴스1 © News1
#1. 경기도 부천에서 3년째 개인 카페를 운영하던 박모(30)씨는 1명 두고 있던 아르바이트생에게 “앞으로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통보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매출이 떨어져 직원을 쓸 여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박씨는 “그동안 함께해 온 알바생에게는 미안하지만 도저히 영업이 안 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힘들겠지만 일단은 혼자 카페를 운영하며 버텨볼 예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2. 30년째 수도권에서 회사를 다니던 김모(60)씨는 올해 초, 자신이 거주하는 경기도 하남에서 프랜차이즈형 음식점을 열었다. 자영업을 해본 경험은 없지만 퇴직 이후 집에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그동안 모아둔 돈과 퇴직금을 보태 창업에 도전했다. 김씨는 “올 초 장사를 시작할 때 코로나 사태가 터질 줄 누가 알았겠나”라며 “제2의 인생으로 창업을 시작한 터라 장사가 안 되도 당장 접을 수는 없고, 사태가 좋아지길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나홀로’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장사가 안되니 직원을 내보내거나 직원이 필요없는 소규모 자영업 창업만 늘고 있는 셈이다.

◇ ‘나홀로’ 사장 19개월 연속 증가…장사 안되니 직원 내보낼 수밖에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말 현재 직원 없이 나홀로 사업체를 운영하는 영세자영업자는 419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6000명 늘어났다. 지난해 2월 이후 1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36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보다 17만2000명 감소했다. 특히 지난 3월 19만5000명이 감소한 이후 6개월 연속 매월 15만명 이상이 줄어들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경영난 등으로 직원들을 내보내거나, 임금 노동자가 퇴직·실직 후 창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많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주가 자영자가 되는 경우도 있고 임금 노동자가 자영자로 유입되는 경우도 있다”며 “유입 측면에서 보면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직원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근무태도 불량이나 통보없는 퇴사 등의 사례를 주변에서 들은 나이 든 고용주 입장에서는 젊은 직원 관리에 부담을 느껴 무인주문기를 활용한 창업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도 자영자 증가에 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창궐 6개월’, 소상공인 5만여명 가게 접어

고용 없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는 것과 무관하게 전체 자영업자 수는 꾸준히 줄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이 통계로 확인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월부터 7월까지 폐업 소상공인은 약 4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000명 급증했다.

이학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한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건수는 총 4만205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만9114건에 비해 7.5%(2936건)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1월을 포함하면 올해 공제금 지급 건수는 총 4만9871건으로 늘어난다. 공제금 지급이 늘어났다는 것은 소상공인 폐업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의미인 셈이다.

폐업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고민은 빅데이터 분석에서도 확인됐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 SNS 분석에 따르면 올해 1~2월 ‘폐업’ 언급량은 1만4000여건을 오갔다. 하지만 코로나19 피해가 번지기 시작한 3월 1만9436건으로 급증했고 4월에는 다시 2만1788건으로 2만건을 넘어섰다. 이후 지난달까지 1만8000~1만9000건을 오가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강화된 8월16일 이후 고용상황이 반영되면 자영업자의 경영 지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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