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도하는 ‘한국판 뉴딜사업’에 연관돼 있는 뉴딜 기업에 투자하는 민간 펀드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해당 기업이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대형주인 데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FT) 시장도 정체 상태여서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이번 주 ‘삼성뉴딜코리아펀드’를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이 펀드는 친환경 에너지, 정보기술(IT) 등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뉴딜’ 관련주에 주로 투자하는 공모 주식형펀드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르면 14일, 늦어도 16일에는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다음 달 7일 한국거래소가 뉴딜펀드 활성화를 위해 개발한 ‘K-뉴딜지수’의 상승률에 따라 수익을 얻는 ‘TIGER KRX BBIG K뉴딜’(가칭) ETF를 내놓는다. 삼성자산운용은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등 한국판 뉴딜사업과 관련된 이른바 ‘BBIG’ 업종에 투자하는 ‘에프앤가이드 K뉴딜지수(가칭)’ ETF를 만들고 있다. KB자산운용 등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민간 뉴딜펀드 상품을 내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국판 뉴딜사업과 뉴딜펀드 추진 방침에 맞춰 금융회사들이 민간 뉴딜펀드 상품을 개발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 핵심 투자 대상이 되는 BBIG의 주요 종목 대부분이 이미 투자가 많이 몰린 대형주여서 신규로 투자자를 끌어들일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국내 ETF 시장도 정체 상태다. 상장 ETF는 지난달 말 449개로 작년 말(450개)과 거의 변동이 없다.
한국거래소가 개발한 K-뉴딜지수의 활용이 초기에 제한되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한국거래소는 업계 관행에 따라 지수 개발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미래에셋자산운용에 3개월간 이 지수의 배타적 사용권을 줬다. 이 때문에 12월까지 K-뉴딜지수에 연동되는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2018년 6월부터 지수 개발에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공동 작업을 진행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해 왔다.
금융권에서는 다만 세계적으로 BBIG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뉴딜펀드 상품도 중장기로는 유망한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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