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닫혔던 시중은행의 채용 문이 다시 열렸다. 하지만 공개 채용 규모가 은행별로 지난해의 최대 5분의 1까지 줄어 취업준비생들에게 ‘바늘구멍’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비대면 영업이 늘면서 일선 지점의 인력 수요가 줄고 있어 당분간 일반직 공채가 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하반기 채용 일정을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모두 250명을 뽑는다. 여기에는 일반직 신입행원 공채와 함께 수시채용 방식으로 △기업금융 및 WM(자산관리) 경력직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및 디지털·ICT 석박사 특별전형 △ICT 특성화고 졸업자를 선발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하반기 두 차례 430명의 일반직 신입 행원 공채를 진행했다. 올해는 상반기 공채가 없었고, 하반기에는 수시채용을 포함해 총 250명을 뽑기 때문에 일반직 공채 규모가 작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리은행도 하반기로 미뤄둔 신입행원 공채 공고를 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부 사정 및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올해 신입행원 채용 규모는 130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신입행원 750명을 공개 채용했다. 올해는 작년의 17.3%만 뽑는 셈이다. 우리은행도 신한은행처럼 올해 상반기에 처음 수시채용을 진행해 40명의 전문 인력을 뽑았다. 여기에다 신입행원 공채와 최근 합격자를 발표한 사무지원직군 25명까지 합하더라도 올해 채용 인력은 약 200명에 그친다.
우여곡절 끝에 채용을 시작한 은행들은 “이 난국에 채용공고를 낸 것도 용하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200명 규모의 하반기 신규 공채를 진행했던 하나은행은 아직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통상 8월 말경 공고를 내던 KB국민은행은 하반기 채용 공고를 미루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달에는 공고를 낼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규모나 채용 분야는 아직 결정한 게 없다”고 전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공채로 신입직원 2779명을 뽑았다. 채용을 마친 농협(280명), 기업(250명) 외에 각 은행이 수시채용으로 선발한 IT·글로벌 분야 전문인력(340명) 등을 합하더라도 올해 들어 은행권이 채용한 인력은 지난해의 31.3%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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