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소차업체 니콜라가 사기설에 휘말렸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불안해지며 니콜라 주가 역시 널뛰기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공매도 전문 금융분석업체 힌덴버그리서치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니콜라: 수많은 거짓말로 미국의 가장 큰 완성차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법’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하고 니콜라가 기술역량, 파트너십, 제품 등에 대해 수많은 거짓말을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힌덴버그는 특히 니콜라가 2018년 공개한 세미트럭 ‘니콜라원’의 고속도로 주행장면에 대해 ‘언덕 꼭대기로 트럭을 견인한 후 언덕 아래로 굴러가는 장면을 촬영했다“고 폭로하며, 니콜라에 수소차 관련 기술이 없다고 주장했다.
힌덴버그는 ”’케빈(책임 엔지니어)이 경사가 매우 낮은 언덕 위로 견인한 다음 굴릴 것‘이라고 했다“는 니콜라 전직 직원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또 기어를 중립에 놓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니콜라원 영상이 촬영된 도로에서 3.4km를 달리는데 성공했다고도 밝혔다. 힌덴버그는 ”배경에 경사를 추측할 특징이 없어 경사가 없거나 오히려 살짝 오르막인 것처럼 카메라 앵글을 잡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힌덴버그는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이 지난 7월 ’링크드인‘인터뷰에서 현재 수소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고 인정했으며, 니콜라 담당 임원들도 수소 분야에 전문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힌덴버그에 따르면 니콜라의 수소 생산·인프라 담당 임원 트래비스 밀턴은 트레버 밀턴의 남동생이며 건설 하도급업체 출신이다. 트레버 밀턴이 ’수소 전문가‘라고 소개했던 데일 프라우스는 과거 골프 클럽을 운영했고, 책임 엔지니어인 케빈 링크는 전 직장에서 핀볼과 슬롯 등 오락기기 수리,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담당했다.
또 니콜라가 본사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며, 자체 개발했다고 공개한 부품 인버터는 타사 제품에 라벨을 바꿔치기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라는 11일 ”우리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추려는 공매도 세력이 낸 보고서“라며 ”우리는 숨길 것이 없다“고 맞섰다. 14일에는 반박보고서를 내고 ”3년 전 영상으로 우리를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맞섰다. 니콜라는 ”당시 트럭이 자체 추진으로 움직인다고는 하지 않았으며, 당시 니콜라 투자자들도 시제품의 성능을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차세대 트럭으로 방향을 틀었고, 이후 공개한 니콜라투는 지난해 시범운행을 시작으로 자주 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니콜라는 인버터를 직접 만들지않고 라벨만 붙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영상에 나온 프로토타입 트럭의 인버터가 자사기술이라거나 생산에 쓰일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자동차에 타사 부품을 사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며, 그중 일부는 양산시 자체 부품으로 교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디어공개행사 때 특정부품의 공급자 이름을 지우는 것도 흔한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보쉬를 시작으로 한화, 밸류액트캐피탈, CNH인더스트리, 제네럴모터스(GM) 등 유수의 기업들이 실사를 거쳐 투자를 했다고 강조했다.
니콜라 주가는 GM 투자소식이 알려진 후 40% 이상 급등했지만 사기의혹이 제기되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니콜라 반박보고서가 나온 14일 뉴욕 정규장에서는 11% 급등한 뒤 시간외거래레서 10% 가까이 폭락했다. 뉴욕증시 마감 후 증권거래위원회가 니콜라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니콜라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고 이를 거절한 현대차그룹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소트럭을 세계최초로 양산해 유럽시장에 수출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사기설이 제기되기 전 니콜라로부터 협업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 현대차는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를 양산,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1600대의 차량을 유럽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니콜라의 기술수준이 자사에 비해 6년 가량 뒤쳐지는만큼 협업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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