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장마와 연이은 태풍 등으로 농수축산물 가격이 뛰면서 추석 상차림비가 예년에 비해 많이 들 전망이다. 궂은 날씨에 농작물 생육이 나빴고, 고향을 방문하는 대신 선물세트로 대신하는 수요가 늘며 수산.축산물값도 훌쩍 뛰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과일 선물세트의 경우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5000원에서 1만원 가량 오른 상태다. 특히 제수용으로 쓰이는 대과(大果)가 부족한 실정. 실제 aT의 농산물 가격정보를 보면 14일 기준 사과(홍로) 10개의 소매가격은 약 3만원으로, 2만2700원 수준인 평년에 비해 32% 넘게 올랐다.
배추 한 포기는 1만원을 웃돌아 5000원 수준이던 평년의 2배, 시금치(1㎏)는 약 1만8000원으로 평년 (1만3000원)보다 38% 더 올랐다.
육류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정에서 소비가 늘면서 올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선물세트에 많이 들어가는 한우 등심은 1만2000원으로 10%, 국거리로 많이 쓰이는 한우 양지는 100g 당 7748원으로 8% 가량 상승했다.
물가정보기관인 한국물가협회의 조사를 보더라도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21만9100원)보다 9.5% 상승한 23만9900원이 들 것으로 조사됐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채소는 상대적으로 생육기간이 짧아서 다행이지만 과일의 경우 장마가 길어지며 일조량이 부족해 잘 자라지 못했고, 상품화 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비싸지만 수요가 평년보다 늘면서 유통업체의 사정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고향 방문을 꺼리는 대신 선물세트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려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여기에 더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청탁금지법(김영란법) 농축수산 선물 상한액을 명절 기간에 한해 한시적으로 상향(10만원→20만원)하기로 하면서 선물세트 판매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향에 가는 사람이 줄면서 소비자들이 선물에 비중을 많이 두는 모습을 보여 대형마트들이 10만원~20만원대 세트의 물량을 20% 가량 늘려놓은 상태”라며 “권익위 발표 이후 굴비세트 등이 더 잘 나갈 것으로 예상돼 물량확보를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전엔 5만~10만원대의 과일세트가 잘 나갔다면, 지난 주말 판매 데이터를 봤을 때 상대적으로 10만원 넘는 축산, 수산 카테고리에서 신장률이 높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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