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주가가 24배나 급등한 신풍제약이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홍콩 헤지펀드에 매각하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전날 홍콩계 헤지펀드인 세간티 캐피털(Segantii capital) 등에 자사주 보통주식 128만9550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는 전체 자사주의 25.7%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당 가격은 19만3500원으로 지난 21일 종가(19만3500원)에 13.7%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총 처분 금액은 2153억원이다. 신풍제약은 “생산설비 개선과 연구 개발과제를 위한 투자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자사주 매각 공시가 나오자 전날 신풍제약 주가는 14.2% 급락했다. 통상 자사주 매각은 주가가 고점을 찍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이날은 5%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신풍제약 종목 게시판에는 ‘2000억원 먹튀 당했다’, ‘통수 맞았다’ 등 비난의 글 뿐만 아니라 ‘외국계 헤지펀드가 들어온 것은 악재가 아닌 찬스’라는 의견도 올라왔다.
신풍제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급락 이후 최근 6개월 주가 상승률이 2412%로 코스피 시장에서 두번째로 높다. 시가총액 순위도 197위에서 31위로 166계단이나 뛰었다. 자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지목된 것이 주가 폭등의 배경이 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4억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그에 반해 주가는 폭등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은 5000배를 웃돌고 있다.
홍가혜 KB증권 연구원은 “올해말~내년초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임상 2상 결과 도출을 앞둔 상황이지만, 글로벌 540여개 이상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2006년~2015년 통계에 따르면 감염질환 치료제의 경우 임상 2상부터 최종 시판 허가까지 성공확률이 27.5%인 점도 투자의사 결정에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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