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해외주식 ‘빚투’ 대규모 손실 위험” 경고

개인 해외주식 보유액 작년의 2배
가계대출 불안 지속 땐 방안 마련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해 “리스크를 유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수소차 회사인 니콜라 ‘사기 의혹’과 주가 급락으로 국내 개인투자자의 손실 위험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오전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제22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열고 주식시장 및 가계대출 동향을 논의했다. 이날 금융위는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 증가에 대한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나스닥 대형 기술주에 대한 직접 투자가 크게 늘고 있는데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해외 주식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환율 변동에 따른 ‘환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위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보유 잔액은 24조6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7% 증가했다. 7월의 경우 해외 주식 순매수액이 3조6000억 원으로 국내 주식(3조8000억 원)에 버금갈 정도로 커졌다. 손 부위원장은 “무리한 대출을 통한 주식투자나 충분한 정보가 전제되지 않은 해외 투자의 리스크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 관리 방안을 내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근 고소득·고신용 차주(借主)를 중심으로 한 고액 대출이 다소 빠르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손 부위원장은 “가계대출 증가가 특정 자산 시장으로 지나치게 유입되는 것이 아닌지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은행과 금융기관들이 가계대출 건전성 관리 노력을 다해야 한다. (당국도) 가계대출 불안 요인이 지속될 경우 필요한 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장윤정 기자 yunj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