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상속 지분 소유땐 최대지분자의 집으로 간주해
소수지분자의 집 팔때는 비과세
최대지분자도 상속주택 아닌 다른주택 매각땐 비과세 혜택
상장지통(喪杖之痛), 부모를 잃은 애통한 심정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부친상을 당한 A 씨 마음이 그랬다. 가족과 지인들의 위로 속에 장례를 치렀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다. 부친 명의의 재산을 정리하는 게 급선무였다.
현금과 예금, 연금은 일찌감치 어머니가 관리하며 쓰기로 정해졌다. 집이 문제였다. 부친과 어머니는 경기도에 있는 어머니 명의의 집에서 거주했는데, 부친 명의로 서울에 작은 아파트 한 채가 더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의 상속등기를 어떻게 할지가 고민이었다. 어머니와 A 씨, 그리고 여동생의 법정지분에 따라 등기만 하면 되는지, 혹시 다른 고려사항은 없는지 궁금했다. A 씨와 여동생은 모두 본인이 소유한 집이 1채씩 있는 상태였다.
법정 상속지분은 배우자(어머니) 1.5, A 씨 1, 여동생 1의 비율로 나뉜다. 그런데 세법상 유념해야 하는 것이 있다. 상속으로 여러 사람이 지분으로 소유하게 되는 경우, 소수 지분자가 다른 주택(일반주택)을 팔 때 상속주택은 소수 지분자의 집으로 보지 않는다. 즉 지분 상속주택의 경우 지분이 가장 큰 상속인의 집으로 본다. 만약 n분의 1로 나누어 지분이 모두 같다면 상속주택에 거주하는 자의 집으로 본다. 상속주택에 거주하는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는 최고 연장자의 집으로 본다.
최대 지분자 입장에서도 상속주택과 다른 주택(일반주택)을 각각 1채씩 소유한 1가구가 일반주택을 먼저 팔게 되면, 주택 1채를 소유한 것으로 보고 비과세 혜택을 준다. 다만 해당 일반주택은 상속 개시일 시점에 이미 보유한 집이어야 한다. 또 주택의 상속인이 피상속인과 같은 가구원이 아니어야 한다.
따라서 어머니의 상속지분이 가장 크면, 향후 어머니 명의의 경기도 집을 팔 때 부친의 서울 집은 상속주택의 특례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동일 가구원이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부친의 서울 집은 A 씨나 여동생의 지분이 가장 큰 방향으로 협의 분할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 씨 지분을 34%로 하고 어머니와 여동생이 33%씩으로 등기할 경우 상속주택은 지분이 가장 큰 A 씨의 집이 된다. 따라서 A 씨는 원칙적으로 2주택자가 된다. 다만 A 씨는 부친과 따로 살았고(별도 가구원), 상속 개시일 전에 본인 명의의 일반주택이 이미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일반주택을 팔 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어머니와 여동생은 각자의 일반주택을 양도할 때 지분 33%의 상속주택이 있지만, 소수 지분자이기 때문에 일반주택의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참고로 양도와 달리 종합부동산세는 지분으로만 소유해도 주택 수에 포함된다. 예외적으로 상속주택의 지분이 20% 이하이면서 지분에 해당하는 공시가격이 3억 원 이하인 경우에만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임대소득세를 계산할 때에도 비슷하다. 지분으로 소유할 때는 해당 주택의 임대소득이 연 600만 원을 넘거나 기준시가 9억 원 초과이면서 지분 30%를 초과하는 것은 주택 수에 포함된다. 다만 종부세와 임대소득세는 양도소득세보다 세액이 적다.
이처럼 주택을 상속받을 때 지분을 어떻게 할지에 따라 나중에 부담해야 할 세금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금과 주택 이외의 부동산 등 다른 재산을 같이 고려해야 하겠지만 적어도 주택은 상속주택의 특례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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