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최적화 ‘DDR5’ 내년 출하 대기, 영화 9편 1초 처리… 용량은 4배로
전압은 낮춰 전력소비 20% 감축… 2024년엔 수요 43%로 확대 전망
이르면 내년에 본격 출시될 신형 컴퓨터에 들어갈 차세대 D램을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차세대 D램 시장에서도 한국 반도체 업계가 선도적 위치를 잡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에 최적화된 차세대 D램인 ‘DDR5’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다고 6일 밝혔다. 2018년 11월 DDR5를 처음 개발한 이후 인텔 등 주요 파트너사와 함께 검증을 완료했으며 내년 DDR5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바로 제품을 출하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DDR5는 직전 세대 제품인 DDR4에 비해 전송 속도가 최대 1.8배 빨라졌다. 최대 5600Mbps(초당 메가비트) 속도로 풀HD(고화질)급 영화(5GB) 9편을 1초에 처리할 수 있다. 칩당 최대 용량도 기존 16Gb(기가비트)에서 64Gb로 4배로 커졌다. 속도와 용량은 개선된 반면 동작 전압은 1.2V에서 1.1V로 낮아져 전력소비가 20% 감축됐다고 SK하이닉스는 밝혔다.
오류 안정성도 높였다. 칩 내부에 자체적인 오류 정정 회로를 내장해 1bit(비트) 단위의 오류까지 스스로 보정할 수 있게 했다. 실제 컴퓨터 시스템에 적용할 경우 신뢰성이 20배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과 운영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SK하이닉스는 기대하고 있다.
실제 판매는 인텔 등 주요 제조사가 DDR5 적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하는 시점에 이뤄진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DDR5 CPU가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DDR5 수요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2022년에는 전체 D램 시장의 10%, 2024년에는 43%로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출시로 한국 반도체 업계가 내년에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7월 2분기(4∼6월)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DDR5 D램은 2021년 하반기(7∼12월)에 출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43.5%), SK하이닉스(30.1%), 마이크론(21%) 순이다.
SK하이닉스 GSM담당 오종훈 부사장은 “세계 최초로 DDR5를 출시하면서 D램 시장에서 미래 기술을 선도하게 됐다. 빠르게 성장하는 프리미엄 서버 시장을 집중 공략해 서버 D램 선도 업체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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