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수익은 월 20거래일 40종목 추천 시 22승 8패 10무. 22종목 수익률은 평균 10%, 8종목은 ―5%….’
‘유튜브 구독자 13만 명’에 대형 증권사 근무 경력 등을 내세운 자칭 주식 투자고수 A 씨는 투자에 목마른 직장인들을 노렸다. 그는 ‘직장인도 일하면서 매도 매수할 수 있는 종목과 타이밍을 리딩한다(이끌어준다)’며 가입비 400만 원을 받고 추천 주식종목과 매수·매도 시점을 알려주는 ‘유료 리딩방’을 카카오톡에 개설했다.
김모 씨는 ‘1000만 원을 투자하면 한 달 만에 2200만 원을 벌수 있다’는 달콤한 제안에 끌려 거액을 내고 가입했다. A 씨가 이끄는 대로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했지만 연거푸 손실을 봤다. 그의 투자 손실액은 가입비의 10배인 4000만 원에 이른다. 대박 꿈은 악몽이 됐다.
올해 저금리와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시중 자금이 증시에 몰리자 ‘대박의 헛된 꿈’을 파는 주식 고수들과 유사투자자문업체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들은 주식 고수를 자처하며 유튜브 채널이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주식 종목을 추천하는 유료 ‘리딩’을 진행한다. 이른바 유튜브의 ‘유선생’, 카카오톡의 ‘카선생’들이다.
실제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주식리딩’을 검색하면 수천% 등의 믿기 힘든 누적 수익률을 자랑하는 자칭 주식고수들의 ‘리딩방’을 찾을 수 있다. 유튜브 등에서는 주식차트 분석 강의를 한 뒤 유료 결제를 하면 매수 매도 시점까지 찍어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이 끊임없이 오간다.
금융당국에 유사투자자문업 신고를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돈을 받고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 조언을 하면 불법이다. 신고를 한 유사투자자문업체들 중 상당수가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별도의 등록·허가 절차 없이 교육이수 등 일정 자격 조건을 맞춰 금융위원회에 ‘신고’만 하면 영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력이 없는 카선생이나 유선생을 감시하거나 걸러내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7일 국민의힘 윤두현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유사투자자문업 관련 민원 건수는 561건이다. 2015년 상반기 33건에서 5년 만에 17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2015년 959곳이던 유사투자자문업체 수는 올해 9월 말 2021곳으로 갑절 이상으로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카오톡, 유튜브 등을 통해 주식 리딩을 하는 이들의 대부분이 제시하는 투자 수익률 등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다.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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