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고객에 집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5일 03시 00분


KMAC, 110개 산업 344개 기업 ‘2020 고객만족도’ 발표
조사 첫해보다 89% 성장한 79.3점… 현대차 27회 최다 1위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대표이사 부회장 김종립)은 110개 산업 34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 조사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올해는 4월 6일부터 8월 21일까지 국내 소비자 1만1066명을 대상으로 제조업 49개(소비재 제조업 25개, 내구재 제조업 24개), 서비스업 61개(일반서비스업 51개, 공공서비스업 10개) 등 총 110개 산업에 걸쳐 소비자 방문에 의한 일대일 면접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KCSI는 전반적 만족도(30%), 요소 종합만족도(50%), 재이용(구입) 의향(20%)을 측정해 산출된 점수다.

올해 79.3점, 조사 대상 국가 전체 GDP에 74%


올해 KCSI는 79.3점으로 조사 첫해인 1992년과 비교했을 때 무려 37.4점(△89%) 성장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83.6점, 서비스업(공공서비스 포함)은 77.1점으로 나타났다.

시행 29년을 맞게 된 KCSI는 2000년대 들어서 100여 개 산업으로 발표가 확대됐고 올해 국가 전체 GDP(국내총생산) 74%에 해당되는 110개 산업 발표에 이르렀다. 그간 KCSI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지만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는 KCSI가 발표된 지 15년이 지날 무렵부터는 각 산업 및 기업은 고객만족경영을 통한 성장의 중요성과 연계성을 실감하고 고객중심 경영을 기업의 필수적 생존 전략으로 설정한 결과라고 평가된다. 더불어 경기 상승 또는 하락에도 기업들이 고객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열의는 흔들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최근 들어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소비 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고객만족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계속 높아지면서 고객만족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고객들로부터 인정받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디지털가전, 생활가전, 자동차 관련 사업 등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산업들이 고객중심의 경영혁신을 이끌면서 국내 산업에서 고객만족도 향상을 통한 기업 성장이라는 선순환 촉진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한편 올해 최대 화두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언택트(Untact)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통을 비롯한 주요 산업에서는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디지털 서비스 혁신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올해 KCSI에서도 TV홈쇼핑, T커머스, 인터넷서점 등의 서비스업들이 고객만족도 상위를 차지했고 각종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와 통신산업 역시 높은 향상도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영향 건강-웰빙-여가 제품 만족도 높아


올해 소비재 제조업의 만족도는 홍삼가공식품, 유산균발효유, 화장지, 맥주, 전통장 등에서 높은 수준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면서 면역력을 강조하는 홍삼가공식품이 87.2점으로 소비재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유행이 지속되면서 유산균발효유(86.3)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해당 산업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고객 니즈를 충족하는 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하면서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내구재 제조업에서는 고객만족도 상위 10개 산업 중에서 9개 산업이 생활가전 및 자동차 제품인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냉장고(91.8), TV(91.7), RV승용차(90.2), 에어컨(90.0) 등이 90점 이상을 기록하며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홈쇼핑-인터넷서점 등 비대면 채널도 각광

서비스업은 유통에서 TV홈쇼핑, T커머스, 인터넷서점 등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금융에서는 체크카드, 자동차보험 등이 상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통에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TV홈쇼핑(86.1), T커머스(84.0), 인터넷서점(83.5) 등 비대면 채널의 고객 만족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숙박앱(△4.2), 증권(△4.0), 인터넷전화(△3.9), 배달 앱(△3.8), 초고속인터넷 (△3.6) 등에서 전년 대비 만족도 상승폭이 컸으며 공통적으로 모바일, 인터넷 관련 산업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신규 발표한 카셰어링(81.9)도 준수한 점수를 기록했다. 공공서비스업은 우편이 81.0점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공공서비스업을 발표한 이래로 22년 연속으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전력(80.5)이 전년 대비 △2.0점 상승하며 우편과 함께 80점대의 만족도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에서 치열한 고객만족 경쟁 돋보여


2020년 KCSI에서 총 103개 산업별 1위가 선정됐다. 1위 기업의 역대 1위 횟수를 봤을 때 10회 이상 1위 기업이 배출된 64개 산업 중 소비재(19개)와 내구재(15개) 등 제조업이 총 34개 산업으로 나타났으며 서비스업은 공공서비스를 포함해 30개 산업으로 나타났다.

10회 이상에서는 제조업의 비중이 다소 높았고(65%) 10회 미만에서는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았다(50%). 제조업은 세계 일류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오랫동안 1위를 유지하며 KCSI를 선도하는 반면 주로 국내 활동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자주 1위가 변동되며 특정 기업의 독보적 선두 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20회 이상 가장 많은 횟수로 1위를 차지한 기업은 현대자동차(내구재·27회), 에버랜드(서비스·26회), 라이온코리아(소비재·25회) 등으로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재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나타났다. 24회에는 금강(정장구두), 삼성전자(휴대폰), 삼성화재(자동차보험), 교보문고(대형서점) 등이, 23회는 삼성전자(PC 및 TV), SK텔레콤(이동전화) 등이 뒤를 이었다. 22회는 삼성생명(생명보험), KT(시내·시외전화), 우정사업본부(공공서비스), 한국야쿠르트(유산균발효유) 등이, 21회는 SK에너지(주유소), 신영와코루(여성내의), GS리테일(편의점), 라이온코리아(주방세제) 등이, 20회는 동원F&B(참치캔), 삼성물산(남성정장), 한국후지제록스(사무용복합기), 쿠쿠전자(전기밥솥) 등 4개 기업이 다수 1위를 기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6개 산업(스마트폰·TV·PC·세탁기·냉장고·김치냉장고)에서 10회 이상 1위를 차지하며 한국의 대표 고객만족 선도 기업으로서 위상을 드높였다. KT는 3개 산업(시내/시외전화·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에서 10회 이상 1위를 차지해 고객만족 장수 기업으로서 큰 두각을 나타냈다.

이상윤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진단평가 2본부장은 “코로나19로 국내 산업은 디지털 변혁이나 언택트 등 새로운 혁신과 변화들을 맞이하고 있지만 R&D, 제조, 유통, 판매, 서비스 등 기업의 모든 과정에서 고객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의미에서 고객의 소리(VOC)를 면밀히 수집하여 처리, 분석,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높은 수준의 고객 경험을 전달하는 기업만이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2020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한 방안
1. 언택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라

2. 새로운 시대의 고객 이해를 위한 VOC기반 관리체계를 구축하라

3. 고객 로열티를 높일 수 있는 차별적 요소를 발굴하라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2020kcsi1위기업#기업#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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