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최대 생활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소니의 65인치 OLED TV를 1000달러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55인치 TV도 600달러 할인한 1299.99달러(약 184만 원)에 살 수 있다. 할인 규모가 정가 대비 30%가 넘는다.
18일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소니는 지금까지 OLED 같은 프리미엄 제품은 큰 폭으로 할인하지 않는 고가 전략을 유지해 왔다. 소니의 65인치 OLED TV 가격이 2000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소니만이 아니다. 한국 미국 중국 TV 업체들의 OLED TV ‘파격가’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가격경쟁이 시작됐다는 것은 ‘OLED 대중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OLED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전자도 이달 들어 미국 시장에서 55인치와 65인치 OLED TV 가격을 200달러씩 할인한 1599.99달러(약 184만 원)와 2299.99달러(약 264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후발 업체들은 출시가격부터 파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올해 처음 OLED TV 시장에 뛰어든 미국의 대표적인 TV 브랜드 비지오(Vizio)는 최근 55인치, 65인치를 각각 1299달러(약 149만 원), 1999달러(약 230만 원)로 출시했다. 중국 TV 제조사 하이센스는 최근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과 손잡고 55인치 OLED TV를 6999위안(119만 원), 65인치를 9999위안(약 170만 원)에 출시했다. 중국 시장에서 65인치 OLED TV가 1만 위안 이하로 출시된 것은 처음이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한정됐던 대형 OLED TV 시장이 들썩이는 이유는 최근 TV 시장이 대형화 고급화되는 추세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고급 TV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해 10여 개에 달하는 OLED TV 제조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가격 전쟁에 나섰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299만7600대가량 팔린 OLED TV는 올해 330만 대, 내년에는 550만 대 팔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2024년에는 900만 대 규모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고화질, 대형 화면의 TV를 사용하던 소비자가 낮은 사양의 TV로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OLED TV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 등 고급 TV의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마다 11월 블랙프라이데이,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형 OLED 패널을 양산하는 유일한 업체인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이 7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은 한 달에 패널 6만 장을 생산(1장당 55인치 TV 6대 생산)한다. 경기 파주 공장(월 7만 장)과 합쳐 최대 월 13만 장의 OLED TV 패널이 공급 가능해진 셈이다. 그 결과 OLED TV의 약점으로 꼽힌 가격경쟁력이 해소됐다는 것이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의 성장과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의 개선 등에 힘입어 6개 분기 동안 이어진 적자 행진을 끝내고 올해 3분기(7∼9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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