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전 경영진에 업무보고 지시… 임원 600여명 3년치 인사평가 마쳐
이르면 내달 파격 인사 가능성… 장남 신유열, 日 롯데 입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귀국했다. 8월 일본으로 출국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신 회장의 귀국으로 롯데그룹에선 임원 인사를 비롯한 변화의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 19일부터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일본에 머물며 일본롯데 경영 현안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현지 유산 상속 업무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에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8일부터 시행된 한일 양국의 기업인 특별입국 절차 덕분에 공백 없이 업무를 시작했다.
8월 출국 직전 황각규 전 부회장의 롯데지주 대표이사직 사임과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선임을 결정했던 신 회장은 내년도 임원 인사 역시 파격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주요 계열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적 부진에 빠지고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의 오른팔 격인 황 전 부회장의 사임은 롯데그룹 조직을 완전히 새롭게 바꿔놓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번 연말 인사에서 그 구상이 여실히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귀국 전 경영진들에게 업무보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롯데그룹은 전 계열사 임원 600여 명에 대한 최근 3년 치 인사평가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임원 인사가 이르면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진 다음 달 시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이번 임원 인사에서 그룹의 주요 축인 유통 계열사의 디지털 전략 실기(失期)를 만회하고 화학과 식음료, 서비스 등 전 부문에 걸쳐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반영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최근 신임 HQ 기획전략본부장에 정경운 전 동아ST 경영기획실장을 선임한 것도 ‘파격 인사’의 예고편이다. 롯데의 견고했던 순혈주의를 깬 것은 물론이고 유통업계 경험도 없는 ‘경영 전문가’를 주력 계열사의 주요 보직에 앉힌 것이다. 재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의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영입과 비슷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신 회장의 장남 유열 씨가 올해 상반기(1∼6월) 일본 ㈜롯데에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 산하의 과자·빙과류 제조업체로 롯데그룹의 모태 격이다. 유열 씨의 직책이나 업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사급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6년생인 유열 씨는 아버지인 신 회장처럼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후 노무라증권에서 근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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