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에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 이어진 공모주 광풍이 빅히트의 급락으로 식는 분위기다.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를 포함해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한 종목의 80%가 시초가 아래로 주가가 떨어지자 증권가는 공모주의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고 진단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빅히트는 전날 종가 기준 시초가(27만원) 대비 32% 하락했다. 상장 직후 반짝 ‘따상(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 가격인 35만1000원 대비로는 48% 급락했다.
빅히트는 공모주 청약에서 역대 두번째로 많은 증거금을 모으며 상장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상장 직후 반짝 따상에 그친 뒤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한때 공모가 대비 160%에 달하던 수익률은 전날 종가기준 35%로 줄었다.
시초가 아래로 주가가 추락한 종목은 빅히트만이 아니다.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스팩 제외)한 종목 11개 중 빅히트를 포함해 8개 종목의 주가가 ’따상‘은 커녕 시초가 아래로 떨어졌다. 전체의 80%가 넘는 수준이다.
신규 상장한 종목은 빅히트, 카카오게임즈,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 이오플로우, 압타머사이언스, 핌스, 비비씨, 박셀바이오, 원방테크, 넥스틴, 피플바이오로 총 11개다.
그중 카카오게임즈는 역대 최고 수준의 증거금을 모으며 대흥행했으나 상승세는 ’따상상‘에서 마무리됐다. 3거래일 장중 8만91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찍었으나 주가 거품 논란 속에 약세로 돌아섰고 전날 종가 기준 시초가(4만8000원) 대비 6.7% 떨어졌다.
11개 종목 중 시초가 대비 주가가 오른 종목은 이오플로우(86%), 피플바이오(39%), 넥스틴(6%)에 불과하다. 빅히트와 카카오게임즈 등 비비씨(-29%), 핌스(-29%), 압타머사이언스(-28%),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20%), 박셀바이오(-12%), 원방테크(-9%) 등은 모두 시초가 아래로 주가가 내려왔다.
공모가 기준으로도 11개 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빅히트와 이오플로우(110%), 피플바이오(25%), 넥스틴(0.7%),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21%) 등 5개 종목에 그친다.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나머지 6개 종목은 모두 공모가 밑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증권가는 앞서 수많은 공모주를 겪으며 일종의 ’학습효과‘가 생겼고, 이로 인해 추격매수 등이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모주라고 무조건 ’따상‘에 성공하거나 주가 상승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학습하면서 공모주에도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는 해석이다.
박수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례없는 저금리 시대와 투자에 대한 열풍으로 올해 IPO 시장은 매우 뜨거웠다”며 “그러나 점차 IPO를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올 한해 대표적 IPO인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며칠 상한가를 기록하고 바로 하락 전환했다”며 “올해 뜨거웠던 몇차례의 IPO 투자 경험을 통해 투자자들의 전략 또한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도 “최근 신규상장한 종목의 주가수익률은 10월을 기점으로 하락 전환했다”며 “이런 시기일 수록 옥석가리기가 더욱 중요한데, 11~12월에는 집중된 수요예측 일정으로 인해 공모희망가 대비 공모가가 더욱 낮아지는 추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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