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22억 달러(약 2조5000억 원) 규모의 투자 방안이 담긴 전기차 생산 확대 계획을 20일(현지 시간) 내놓으며 ‘전기차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이번 투자는 ‘100% 전기차’라는 GM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GM은 22억 달러를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에 집중 투자해 이곳을 전기차 생산기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앞서 전기차 생산이 결정된 공장 2곳을 더하면 전기차 생산 기반 마련을 위한 투자는 45억 달러(약 5조1000억 원)로 불어난다.
GM은 안정적인 전기차 배터리 수급을 위해 지난해 말 LG화학과 2조7000억 원을 들여 배터리셀 합작사 ‘얼티엄 셀즈’를 설립하기로 하고, 순수 전기차 약 50만 대 분량의 차세대 배터리셀 ‘얼티엄’을 전량 공급받기로 하는 등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GM은 또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 전기트럭 ‘GMC허머’(사진)를 공개했다. 얼티엄을 GM 최초로 탑재한 모델이기도 하다. 순수 전기차인 GMC허머는 픽업트럭으로 최대 출력 1000마력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96.6km)까지 도달하는 데 3초면 된다. 1회 충전으로 약 563km를 달릴 수 있다. 내년부터 미국 디트로이트의 전기차 전용 공장 ‘팩토리 제로’에서 본격 생산될 예정이다.
GM을 비롯한 미국 자동차업계는 세단뿐 아니라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의 전기차 모델을 연이어 준비하고 있다. 특히 GMC허머는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을 정면 겨냥한 것으로, CNBC 등 미 언론들은 “GMC허머가 사이버트럭보다 먼저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사이버트럭은 2019년 첫 공개됐지만 내년에야 출시될 예정이다.
GM뿐 아니라 세계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 중이다. 테슬라가 선점한 전기차 시장을 되찾아오겠다는 전략이 그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테슬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23만6000여 대의 전기차를 판 반면, GM은 6만1000여 대에 그쳤다.
전기차 강화를 위해 도요타는 올해 3월 중국 톈진에 12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들여 전기차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부터 연간 10조 원 이상 투자해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에서 세계 3위권에 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으며, 내년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시리즈 출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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