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품질에 신경을 쓰십시오. 고객이 두렵지 않습니까? 비싼 휴대폰, 고장나면 누가 사겠습니까? 반드시 1명당 1대의 무선 단말기를 가지는 시대가 옵니다. 전화기를 중시해야 합니다.”
지난 1995년 애니콜 15만대를 불태우면서까지 휴대전화 품질향상을 강조했던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지난 2011년 이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의 저력은 이같은 이 회장의 ‘품질 강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건희 경영 복귀 첫해인 2010년…삼성 ‘갤럭시S’ 신화 시작
지난 2008년 이른바 ‘삼성 특검’으로 경영에서 물러났던 이 회장은 2010년 경영 일선으로 복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던 지난 2009년 10월 ‘옴니아2’를 출시했지만 떨어지는 성능과 무리한 마케팅에 ‘무늬만 스마트폰’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경영 복귀 첫 해인 2010년,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모든 역량을 집결하라”며 스마트폰 사업부에 ‘갤럭시S’의 판매량을 100만대까지 끌어올리라는 특명을 내렸다.
“출시를 앞당기라”는 이 회장의 특명에 따라 출시일 역시 애플 아이폰4의 공개일이었던 2010년 6월8일로 정해졌다. 당시 열세에 처해있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과의 정면승부를 하게된 셈이다.
이날 출시된 갤럭시S는 윈도우 모바일을 운영체제(OS)로 탑재했던 옴니아2와 달리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했다. 하드웨어 스펙도 같은 해 출시된 안드로이드OS 기반 스마트폰들 중 가장 앞섰다.
실제로 당시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통신사별 최고 스마트폰’ 부문에서 Δ버라이즌 ΔAT&T Δ스프린트 Δ티모바일 모두 갤럭시S를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꼽기도 했다.
갤럭시S는 출시 70일여일만에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기록했다. 이어 출시 7개월만에는 글로벌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하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초로 ‘텐밀리언셀러’에 등극하는 성공을 거뒀다.
◇‘1인1폰’ 이건희 예언이 현실로…‘글로벌 1위’ 달성한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가 당시 세계 1위였던 아이폰 못지않은 성능과 품질로 국내외 시장에서 쌓은 ‘신뢰’는 이듬해 출시된 ‘갤럭시S2’에서 폭발했다.
지금도 ‘희대의 명기(名器)’라는 평가를 받는 갤럭시S2는 출시 5개월만에 1000만대가 팔리며 최단 기간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이같은 갤럭시S2의 돌풍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2011년 3분기 처음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2011년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28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1700만대 수준의 애플과 1680만대 수준의 노키아에 앞섰다”고 발표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애플과 지난 2015년 4분기 동률을 이루거나, 지난 2분기 ‘코로나 특수’를 누린 화웨이에 역전을 당하기도 했지만, 연간으로는 꾸준히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갤럭시 성공의 바탕엔 ‘애니콜 화형식’까지 했던 이건희의 ‘품질’ 강조
이 회장의 “반드시 1명당 1대의 무선 단말기를 가지는 시대가 온다”는 혜안은 현실이 됐다. 글로벌 1위로 자리잡은 삼성전자의 IM(IT&Mobile)부는 스마트폰의 대대적인 보급과 맞물리며 삼성전자의 실적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통신사업부문(전 IM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0년 3분기에 처음으로 10.9%를 기록하며 두자릿수를 달성했다. 지난 2012년 1분기에는 영업이익 4조270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분기영업익 4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같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지속적인 성장은 ‘애니콜 화형식’까지 치른 이 회장의 품질 강조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OS의 점유율도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였던 삼성전자 갤럭시의 승승장구를 바탕으로 커질 수 있었다”며 “당시 개방형 플랫폼이라 완성도가 들쭉날쭉했던 안드로이드폰 사이에서 갤럭시 시리즈의 독보적인 품질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성공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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