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빈소에는 이날 오후부터 추모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건 이재현 CJ그룹 회장이었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 씨의 아들인 이 회장은 부인 김희재 여사 및 자녀들과 함께 조문했다. 이재현 회장은 유족들에게 “국가 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입니다. 가족을 사랑하셨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아버지이십니다”라며 위로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과 정몽규 HDC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정몽윤 회장은 취재진에게 “이 회장님은 우리나라 재계의 큰 거목이셨다”며 “그게 가장 정확한 표현 같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은 이 부회장을 만났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 55분경 아들 지호 씨(20), 딸 원주 양(16)과 함께 빈소에 도착했다. 현대자동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를 직접 운전해서 온 이 부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말 없이 QR코드를 찍고 빈소가 있는 지하로 내려갔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도 함께 빈소를 지켰다. 이날 오후 9시 46분경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며 “한 시대의 별이시다”라고 이 회장을 기렸다.
4일장으로 치러지는 이 회장의 장례식은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한 가족장으로 진행된다. 장례 기간 삼성전자 전·현직 고위 임원 등 최소한의 조문객을 제외하곤 일반인의 출입은 제한될 예정이다.
이 회장의 장례는 원불교 교단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원불교는 가족장과는 별도로 이 회장에 대한 천도재와 추도식을 치른다. 천도재는 서울 원남교당에서 매주 토요일에 진행하고 11월 8일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추도식을 연다. 원불교 측은 “법훈을 받은 교도에게는 교단장으로 장례를 치른다”며 “장의위원장은 오도철 교정원장이 맡는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장모인 고 김윤남 여사를 통해 1973년 원불교에 입교했으며 중덕(重德)이라는 법명과 중산(重山)이라는 법호를 받았다. 원불교 중앙중도훈련원을 기증하는 등 큰 기여를 한 이 회장은 1991년 대호법(大護法)이라는 법훈도 받았다. 대호법은 원불교 재가교도 가운데 큰 업적을 쌓은 교도에게 주는 법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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