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재산 상속세 내년 상반기 내 확정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별세한 가운데 그가 남긴 막대한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가 내년 상반기 내에 확정될 전망이다.

이 회장의 재산은 보유 주식만 18조원(평가액 기준)에 달해 이 회장의 유족이 재산을 모두 물려받을 경우 상속세만 약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6개월내 상속세 신고→2개월 후 세액확정…최대 8개월 소요

26일 국세청에 따르면 이 회장으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피상속인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상속세를 국세청에 자진 신고해야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피상속인이 6개월 내 세금을 신고하면 이를 검토한 뒤 2개월 내 최종 납부액을 피상속인 측에 확정해 통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재산상속부터 세금납부액 확정까지 최대 8개월이 소요되는 것이다.

피상속인이 상속절차를 간소화해 재산상속 후 곧바로 세금을 신고할 경우 이르면 2개월 내에도 상속세 납부액이 확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재벌가의 경우 승계구도와 유족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 회장의 상속세 납부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장례가 10~11월 중 마무리된 뒤 상속절차가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늦어도 내년 6~7월에는 상속세 최종 납부액이 피상속인에게 통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의 유족은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있다.


◇상속세만 11조원?…삼성 지배구조와 맞물려 복잡

상속세 규모도 관심을 끈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생전 주식으로만 약 18조원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4.18%), 삼성물산 542만5733주(2.86%), 삼성전자우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등 이 회장이 보유한 2억9684만7714주의 지분가치는 18조2250억원(23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된다.

18조원의 주식이 유족에게 모두 상속된다고 가정하면 이 회장의 재산에 대한 상속세율은 최대 60%에 달한다. 상속세는 과세표준 30억원 초과 재산에 최고세율인 50%가 적용된다. 다만 고인이 최대주주 또는 특수관계인일 경우 주식 평가액에 20% 할증이 붙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적용하면 18조2250억원에 20% 할증이 붙어 이 회장이 남긴 상속재산가액은 21조8700억원이 된다. 여기에 배우자 공제 최대 30억원과 상속공제 5억원을 제외하면 과세표준액은 21조8665억원이 된다.

과세표준에 50%의 세율을 적용한 뒤 누진공제 4억6000만원을 제외하면 산출세액은 10조9328억원이 된다. 산출세액의 3%에 해당하는 자진 신고 공제액 3280억원을 빼면 최종 상속세는 약 10조6048억원 규모가 된다.

한편 이 회장이 상속재산을 공익법인 등을 통해 사회에 환원할 경우 납부해야 할 상속세가 확 줄게 되지만 이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이 보유했던 20.76%의 삼성생명 지분은 삼성그룹 지배의 핵심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 오너일가가 이 회장의 재산을 물려받은 뒤 막대한 상속세를 연부연납으로 납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상속세가 2000만원을 넘을 경우 최대 5년까지 연부연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