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눈길
지분 쪼개 모바일 앱으로 매매… “5000원에 투자” 2030세대 몰려
불량 자산 여부 등 꼼꼼히 따져야
상업용 건물 등 부동산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해주는 부동산 유동화 플랫폼이 늘고 있다. 목돈을 마련하기 힘든 2030세대들은 커피 한 잔 값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반긴다. 하지만 투자 대상 자산을 검증하기 쉽지 않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인 카사코리아는 이달 말 서울 강남지역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한 수익증권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건물주가 신탁사와 계약을 맺고 소유권을 넘기면 신탁사가 건물 가격을 기준으로 디지털화된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식이다. 이 수익증권을 매입한 투자자는 보유 지분만큼 해당 건물에서 발생한 임대료를 분기별로 받는다. 로스쿨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 김모 씨(25)는 “5000원만 있어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고 해서 10만 원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카사코리아 앱을 내려받은 고객 중 20, 30대 비중이 60%를 넘는다.
또 다른 부동산 유동화 플랫폼인 엘리시아는 지난해부터 주거용 원룸형 빌라를 매입해 지분을 쪼개 팔고 있다. 이 회사 임정건 대표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핀테크 회사인 루센트블록도 상업용 부동산을 디지털화한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을 올해 연말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디지털 부동산 유동화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거래하는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 시장이 대중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시장의 규모가 작고 초기 단계여서 투자 사기 등을 걸러내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금리 속에서 부동산 유동화 시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시장이 막 형성되는 단계에서 관련 제도가 충분하지 않다. 투자자들의 정보도 부족해 불량 자산을 악용한 투자 및 사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 이기욱 인턴기자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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