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실적 포함땐 매출 2조원 넘어… 한성숙 대표 취임후 가장 높은 성장
콘텐츠-클라우드 부문도 순항… “플랫폼 독점화 우려” 지적도
네이버가 3분기(7∼9월)에도 20%대가 넘는 기록적인 성장률을 이어갔다. 2017년 3월 한성숙 대표 취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을 반복하면서 비대면 소비가 늘어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부문이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3분기에 매출 1조3608억 원, 영업이익 2917억 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2%, 1.8% 증가한 실적을 냈다고 29일 밝혔다. 자회사인 라인 매출액(6990억 원)을 포함하면 분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선다. 네이버는 라인과 일본 소프트뱅크 자회사 Z홀딩스 간 경영 통합이 추진 중이어서 이번 분기 실적에서 라인 매출을 뺐다. 내년 3월 양사 경영 통합이 완료되면 중간 지주회사 격인 Z홀딩스의 지분 32.5%가 네이버의 지분법상 이익으로 계산된다.
네이버의 실적은 커머스, 핀테크, 클라우드, 콘텐츠, 서치플랫폼(검색 광고) 등 5개 사업부문이 고루 견인했다. 특히 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9% 증가한 2845억 원으로 실적 기여도가 두드러졌다. 스마트스토어(네이버 쇼핑 입점을 위한 홈페이지) 판매자는 현재 38만 명으로 최근 석 달간 월평균 3만 명의 신규 판매자가 유입되고 있으며, 구매자 수도 3월에 1000만 명을 넘어선 이래 계속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소 상공인들은 판매처를, 소비자들은 안전한 거래처를 필요로 했는데 네이버 쇼핑이 이 같은 수요를 선점한 것이다.
이와 함께 모바일 생중계로 물건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쇼핑 라이브’의 9월 판매자 수는 전월 대비 2배 증가했고, 6월 출시한 구독형 사업 모델 ‘플러스멤버스’의 가입자는 160만 명을 넘어섰다. 플러스멤버스는 월 4900원의 회비를 내면 상품 가격을 할인해주는 멤버십 서비스다.
커머스 성장과 함께 핀테크 사업도 팽창하고 있다. 이날 처음 공개된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6조8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성장했다. 네이버는 4분기(10∼12월)에 오프라인 포인트 QR 결제를 출시해 결제 사업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진출의 중추 역할을 하는 콘텐츠 사업도 순항 중이다. 유럽, 남미 지역 이용자들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웹툰의 글로벌 월간순이용자 수(MAU)는 670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성장한 2200억 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의 원격근무가 활발해지면서 디지털 업무 도구, 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네이버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성장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이 같은 기록적인 성장이 플랫폼의 독점화로 이어져 공정 경쟁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가 자사 상품은 맨 위에 노출시키고 경쟁사 상품은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게 하는 방식으로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며 26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네이버는 공정위 제재에 법정 대응을 검토 중이다. 네이버 측은 “올해는 코로나19로 비대면 환경 속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한 요구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사회 환경적 가치 창출을 위해 중장기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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