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역사기 166건… 1년새 2배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4일 03시 00분


서류 위조 28%, 결제사기도 22%

올해 5월 국내 기업 K사는 중국산 의료용 마스크 100만 장을 루마니아 바이어에게 수출하려고 중국 소재 마스크 기업 B사를 찾았다. K사는 B사가 루마니아 바이어에게 직접 마스크를 전달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고 대금을 지급했다. 알고 보니 B사의 CE인증서(통합규격인증마크)는 위조된 것이었고, 수출도 무산됐다. 하지만 B사는 대금 환불 등을 거부했고 K사는 2억800만 원가량을 허공에 날리게 됐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무역 사기를 당하는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3일 KOTRA와 경찰청이 내놓은 ‘2019/20 무역사기 발생현황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해외무역관에 접수된 우리 기업들의 무역사기 피해 건수는 총 166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동남아와 유럽, 중국 등에서 사기가 주로 발생했다. 유형별로는 서류 위조(27.7%)가 가장 많았다. 사업자등록증, 송금증, 인보이스 등의 서류를 꾸며 내거나 기업인 또는 공무원 등을 사칭하는 경우다. 이어 제품 대금을 무기한 지불하지 않거나, 제품만 받고 잠적하는 결제 사기(22.3%) 유형이 뒤를 이었다. 이메일을 해킹해 거래 상황을 지켜보다가 결제 시점에 다른 계좌를 안내하는 메일을 보내 송금을 가로채는 이메일 사기도 있었다.

류재원 KOTRA 무역기반본부장은 “무역 사기는 일단 발생하면 자금 회수를 비롯한 문제 해결이 어렵기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KOTRA의 해외 수입업체 연락처 확인 서비스 등 사전에 검증된 수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무역사기#급증#서류위조#결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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