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다음 해엔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과 미국의 대한(對韓) 직접투자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산업통계분석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30년간(1988∼2018년) 대미 수출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총 8번의 미국 대선 다음 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평균 ―4.2% 줄어들었다고 4일 밝혔다. 30년 전체 기간 동안에는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214억7000만 달러에서 730억4000만 달러로 연평균 4.2%씩 총 3.4배로 늘었다.
통상 선거가 있는 해에는 현직 대통령과 집권당이 재선을 위해 팽창적인 재정 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그다음 해엔 과열된 경기가 조정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게 전경련의 분석이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률(―18.7%)을 나타낸 2009년을 제외하더라도 대선 다음 해 대미 수출 성장률 평균은 ―2.1%로 여전히 마이너스였다. 미국 대선 다음 해 유일하게 수출액이 증가한 2013년(6.0%)은 직전 해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 역시 미 대선 다음 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2000∼2019년 성장률 평균은 29.8%이지만, 미 대선 다음 해 성장률 평균은 ―23.5%였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이번 대선 이후에는 미국 신정부의 경기부양책 등 대미 수출에 기회 요인도 일부 존재한다”며 “그러나 미국의 경제 침체 지속, 미중 무역 갈등의 불확실성,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미 수출의 악재들이 산적한 만큼 원만한 통상 협상과 철강, 자동차 등 주요 대미 수출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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