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집단소송제 도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에 비해 소송 대응력이 달리는 중소기업들은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와 변호사들이 부추긴 기획 소송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2∼23일 소비재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제 확대에 대한 의견을 설문한 결과 68.6%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찬성 의견은 31.4%였다. 실제 소송을 경험한 중소기업의 반대 비율은 85%로 더 높았다. 정부는 증권 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제를 피해자가 50인 이상인 모든 분야로 확대하기로 하고, 올해 9월 ‘집단소송법’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집단소송제가 확대 도입될 경우 우려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블랙컨슈머에 의한 소송 증가’라는 답변이 72.8%로 가장 많았다. ‘합의금과 수임료를 노린 변호사들의 기획소송 증가’(56.6%)가 그 뒤를 이었다.
본격적인 입법 논의를 앞두고 정부와 국회에 바라는 대책으로는 38.6%가 ‘집단소송제를 개별 법에 선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법률 서비스 지원 31.8% △이중 처벌 방지 안전장치 마련 30.0% △소송 허가 요건 강화 27.4% 순이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규제 입법으로 기업의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고 기업가 정신이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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