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의 노사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과 관련해 노동조합이 다시 한번 부분파업에 들어가자 사측이 투자 계획을 보류하겠다고 맞선 것이다.
사측의 2년 주기 임금교섭안에 반발, 부분파업을 이어가는 노조를 향해 사측이 사실상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노조 역시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전면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재차 투쟁 수위를 높여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경우 GM(제너럴모터스) 본사 차원의 후속 조치도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GM은 6일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된 부평공장 투자 관련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GM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6만대 이상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른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도 회사 운영과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강력한 비용절감 조치를 취해왔다.
하지만 최근 노조의 잔업 및 특근 거부, 부분파업 등의 쟁의행위로 7000대 이상의 추가적인 생산 손실이 발생하며 올해 경영 목표인 손익분기점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GM은 부평공장 투자 계획을 보류한 것에 대해 “노조의 추가 쟁의행위 결정으로 누적 생산손실이 1만2000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의 유동성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GM의 결정은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2년 주기 임금교섭을 골자로 하는 사측의 임단협 최종제시안을 거부하고 지난달 23일부터 잔업 및 특근 거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전·후반조가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단행했음에도 사측의 입장변화가 없자 5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6일과 9~10일 사흘간 동일한 방식으로 추가 부분파업을 하기로 했다.
사측은 최종안에서 2년 주기 임금 교섭을 전제로 1인당 총 7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1억9000만달러(약 2150억원)의 부평1공장 신규 투자 계획도 제시한 상태다.
2년 치 협상안에 대해 사측은 “노사 관계의 불안정성을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노조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내부소식지를 통해 “2년 주기 교섭안을 고수한 사측과 대화는 의미가 없다”며 “미래 발전을 위해 인내를 거듭해왔으나 사측은 여전히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노조를 굴복시키려는 적대적 노사관계를 고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조합원의 요구안을 평가절하하고, 실속 없는 안을 제시했다”며 “이제는 본격적인 파업만이 답이다. 경고가 아닌 실제 행동을 통해 사측에 맞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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