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분양’ 기대감에… 서울 1순위 청약률 평균 71대1, 작년 2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0일 03시 00분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 537대1
경기-인천도 31대1 작년의 3배
인구 절반 이상이 청약통장 보유
공급량 줄고 청약 문은 넓어져 기록적 경쟁률 계속 이어질듯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기록적인 청약경쟁률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하는 데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며 주변 단지 시세와 분양가 간 가격 차이가 벌어지자 ‘로또 분양’을 노리는 청약 수요가 폭증한 영향으로 보인다.

9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5일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1순위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71 대 1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한 해 동안 청약 신청을 받은 단지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31.6 대 1이었다. 올해 청약경쟁률이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치솟은 셈이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서 분양한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은 1순위 청약 모집에서 서울 역대 최고 평균 경쟁률인 537 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8월 분양한 은평구 수색동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의 경쟁률(340.3 대 1) 기록을 두 달 만에 경신한 수치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의 3.3m²당 일반분양가는 평균 2569만 원으로, 전용면적 84m²의 최고 가격이 8억6600만 원대였다. 같은 크기 인근 신축 아파트의 현재 매매시세(15억∼16억 원)와 비교하면 반값 수준이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경기·인천)의 올해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31.4 대 1로, 지난해(10.4 대 1)의 약 3배로 상승했다. 특히 이달 초 경기 과천시 갈현동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동시 분양한 3개 단지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 ‘과천 르센토 데시앙’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됨에 따라 청약자 수십만 명이 몰렸다. 세 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각각 534.9 대 1, 415.7 대 1, 470.3 대 1이었다.

‘로또 분양’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며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청약저축 청약부금 청약예금 포함) 가입자 수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약 150만 명이 늘어난 2681만2857명으로, 국내 전체 인구수(약 5178만 명)의 절반을 뛰어넘은 51.8%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이 같은 청약 과열 양상이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리얼투데이 측은 “공급 물량은 줄어드는데 정부가 20, 30대를 위해 특별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소득 요건을 완화하는 등 청약 시장의 문은 크게 열리고 있어 앞으로도 기록적인 경쟁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높은 청약경쟁률이 아파트 전세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분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청약 대기 수요가 많아지면 전세로 머무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 같은 상황에선 실수요자 중에서도 신혼부부 등 임대차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사람들이 가장 피해를 보게 되는 셈”이라며 “시장에서 공급이 보다 자유롭게 이뤄지도록 해야 청약이나 전세시장 과열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청약 경쟁률#수도권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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