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 남극바다서 빙하기때 무너진 빙하 흔적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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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10일 11시 14분


남극 스코시아해 연구지역(극지연구소 제공)© 뉴스1
남극 스코시아해 연구지역(극지연구소 제공)© 뉴스1
극지연구소 (소장 강성호)는 빙하기에 빙하가 무너져 내린 흔적을 남극바다에서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빙하기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떨어져 얼음으로 덮인 영역이 늘어나는 시기이며, 남극 빙하의 붕괴는 빙하기가 끝나고 온도가 오르는 간빙기에 주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 연구들에서도 간빙기 때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덩어리들이 운반한 것으로 추정되는 굵기 1mm 이상의 입자들이 남극바다 퇴적물에서 확인됐다.

극지연구소와 호주국립대학교, 충남대학교 공동연구팀은 2003년 남극스코시아해에서 빙하 기원으로 보이는 퇴적물을 분석해 2만2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를 발생 시기로 지목했다. 빙하기에도 빙하가 붕괴해 바다로 퇴적물이 공급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분석한 퇴적물의 입자는 70% 이상이 0.016~0.063mm 크기로 나타나 간빙기 때보다 작았고, 자성을 띤 광물은 4배 이상 많았다.

대자율은 물질이 자성을 띠는 정도를 말하며, 육상에서 온 퇴적물에서 높게 나타난다. 빙하 퇴적물도 비슷한 특성을 보이는데, 스코시아해에서 끌어올린 퇴적물도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빙하가 품고 있던 퇴적물이 바다까지 오기 위해서는 빙하가 쪼개지거나 녹아 없어져야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역추적해 빙하기에도 빙하가 부서졌음을 밝혀냈다.

남극 스코시아해는 남극의 가장자리인 남미와 남극반도 사이에 위치하며, 빙하기-간빙기 동안 늘었다 줄었다하는 빙하의 흔적들이 잘 남아있어서 과학계의 관심이 높다. 얼음과 바다의 상호작용을 규명하기 위한 국제공동해양 시추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극지연구소 ‘과거 온난기의 서남극 빙상 후퇴 및 해양 순환 변화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Palaeogeography’ 11월호에 게재됐다.

김성한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과거 기록에서 찾아낸 빙하의 움직임과 붕괴 현상 등은 기후변화 모델링의 기초자료로, 미래기후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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