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학개미가 코로나19 폭락장을 V자 반등으로 이끈데 이어 최근 외국인들이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인 결과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친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2032조37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다.
직전 역대 최고치는 지난 2018년 1월29일의 2019조1690억원이었다. 3위는 전날(10일) 2010조890억원, 4위는 이달 9일 2010조840억원이다. 2위를 제외하고 3,4위 모두 이달에 몰렸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57조4635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401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3조3166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850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기대감, 원화 강세 등이 외국인 매수세를 불렀다.
코스피 지수는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500선에 바짝 다가섰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3.04p(1.35%) 상승한 2485.87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최근 상승 기세가 당분간 이어지면서 25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증시의 상·하방 요인이 공존하지만 상승 요인이 더욱 뚜렷하다는 것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역시 전일 대비 1.35% 오른 1703조946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직전의 역대 최고치는 지난 2018년 1월28일 1688조8140억원이었다. 3위는 전날의 1681조104억원, 4위는 지난 2018년 4월30일 1630조104억원이다.
코스닥은 최근의 조정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날 기준 20위권 수준으로 역대 1~10위는 코스닥 지수가 900선을 바라보던 지난 9월과 10월에 대거 포진해 있다. 역대 1위는 9월15일 347조2660억원, 2위는 9월16일 346조3410억원, 3위는 9월14일 345조5780억원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최근 10여년간 꾸준히 늘었다. 연말 기준 2008년 623조1139억원에 그쳤던 시가총액은 2009년 974조385억원→2010년 1239조8577억원→2011년 1147조9927억원→2012년 1263조4161억원→2013년 1305조2662억원→2014년 1335조3406억원→2015년 1444조4629억원→2016년 1509조9632억원→2017년 1888조5604억원→2018년 1572조2092억원→2019년 1717조2593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폭락장에서 올해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19일(1139조2000억)에 비해 시가총액은 무려 89조원 이상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미 대선 불확실성 해소 및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시화 등에 따른 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감이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을 가속화시키며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도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며 “미 대선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등에 따른 달러 약세 심화로 신흥국 통화가치 절상폭이 확대되며 최근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대규모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는 2018년 1월29일 전고점 대비 4.3% 하락한 수준이나 언택트, 바이오 업종의 상승이 두드러진 가운데 시가총액은 전고점 대비 0.6%(13조원) 증가했다”며 “그동안 저평가된 운수창고, 금융업, 철강금속 등 경기 순환주 위주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고치에는 못미치는 수준임에도 시가총액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성장 기업들이 많이 유입되며 증시 체질이 점차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주가가 최고치가 아님에도 시가총액이 최고치를 찍었다는 것은 우리나라 증시에 신규상장 기업들이 있었던 영향”이라며 “특히 올해 IPO를 통해 신성장 기업들이 많이 유입되는 등 과거 중후장대 위주로 가던 증시의 체질이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에 비해 IPO를 통해 새로운 기업들이 유입된 것은 물론 대장주인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절대이익이 늘어난 것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시가총액은 연도별로 우상향 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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