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기업 집단 내부 거래 현황' 공개
삼성·현대차·SK·LG 등 총수 있는 기업 집단
내부 거래 비중·금액, 2016년來 4년째 증가
'제자리걸음'인 전체 대기업 집단과 대비돼
'2세 지분율 높은 곳' 내부 거래 더 많이 해
총수 있는 10대 대기업 집단의 내부 거래 금액이 작년에도 15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 비중도 4년째 증가 추세여서 경제력 집중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경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정책과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총액 5조원 이상) 64곳의 내부 거래 현황’ 공개 브리핑을 열고 “지난 2019년 총수 있는 10대 집단의 내부 거래 비중은 14.1%, 금액은 150조5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올해 5월 지정된 총수 있는 10대 집단은 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한화·GS·현대중공업·신세계·CJ다.
2015년 13.1%였던 총수 있는 10대 집단의 내부 거래 비중은 이듬해 13.0%로 소폭 감소했다가 2017년 13.8%→2018년 13.9%로 증가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내부 거래액은 2015년 124조8000억원→2016년 124조6000억원→2017년 144조6000억원→2018년 153조5000억원으로 바뀌어왔다.
이는 같은 기간 내부 거래 비중이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과 다른 양상이다. 전체 집단의 내부 거래 비중은 2015년 11.7%→2016년 12.2%→2017년 11.9%→2018년 12.2%→2019년 12.2%다.
내부 거래액은 2016년 152조5000억원에서 2017년 191조4000억원으로 급증한 뒤 2018년 197조8000억원, 2019년 196조7000억원으로 3년째 190조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성 과장은 “총수 있는 10대 집단의 내부 거래 비중과 그 금액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 거래 금액이 감소한 것은 분석 대상에 새로 포함된 집단(HMM·장금상선·IMM인베스트먼트·KG·삼양)의 내부 거래가 적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의 내부 거래 비중은 5.1%로 계속해 지정돼왔던 집단보다 7.2%포인트(p)나 낮다. 특히 HMM의 경우 내부 거래 비중이 0.5%에 불과하다.
특히 총수 2세 지분율이 20%를 넘는 회사가 내부 거래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곳의 내부 거래 비중은 19.1%로 20% 미만인 곳(12.3%)보다 6.8%p 높았다. 총수 2세 지분율이 100%인 곳의 내부 거래 비중은 18.9%다.
총수 일가 지분율 20~30% 구간에 있는 등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회사 343곳의 2019년 내부 거래액은 26조5000억원으로 같은 해 규제 대상 회사의 내부 거래액 8조8000억원보다 3배가량 많았다.
사각지대 회사의 내부 거래액 중 95.3%에 이르는 25조2000억원이 수의 계약을 통해 이뤄졌다. 이 비중은 규제 대상사(95.4%)와 비슷했지만, 금액은 약 3배(25조2000억원-8조4000억원)의 차이를 나타냈다.
내부 거래 비중을 업종(내부 거래액이 2조원 이상인 경우에만 집계)별로 보면 전문직별 공사업 70.7%, 시스템 통합 및 관리(SI)업 58.4%, 사업 지원 서비스업 50.4% 순으로 나타났다.
금액 기준으로는 석유 정제품 제조업 30조5000억원,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26조8000억원, 종합 건설업 17조8000억원 순으로 많았다.
성 과장은 “2015년 사익 편취 금지 규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됐음에도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 거래 비중·금액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고, 총수 있는 10대 집단은 오히려 증가 추세”라면서 “총수 있는 10대 집단의 내부 거래 증가는 경제력 집중이 심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부당 내부 거래의 감시를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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