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추진에 “유감, 법적 대응”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16일 12시 11분


산업은행이 대한항공 모회사 한진칼에 8000억원 투자를 결정하면서 정부가 사실상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 했다. 사진은 16일 오전 한진칼 이사회가 열린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의 모습. 2020.11.16/뉴스1 © News1
산업은행이 대한항공 모회사 한진칼에 8000억원 투자를 결정하면서 정부가 사실상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 했다. 사진은 16일 오전 한진칼 이사회가 열린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의 모습. 2020.11.16/뉴스1 © News1
KCGI 주주연합(KCGI·강성부 펀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 측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법적 대응과 함께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16일 오전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산경장) 회의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결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산업은행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은이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후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대한항공의 주주배정 유상증자(2조5000억원)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1조5000억원) 및 영구채(3000억원)로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에 대해 KCGI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아무리 목적이 좋아도 과정을 다 무시하고 상법의 근간을 흔드는 의사결정을 한 것”이라며 “주주들에게 신주에 대한 우선권을 주는 것은 2001년도 이후 상법의 기본 근간인데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5월 이후 3차례나 내용증명을 보내서 ‘회사에 증자할 일이 필요하면 얘기하라, 우리가 먼저 증자에 참여하겠다’고 통지하고 자금도 일정부분 구해놨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회를 안 줬다는 것은 굉장히 유감이고 실망이고 좌절”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주연합은 산은의 한진칼에 대한 3자 배정 증자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히면서, 한진칼이 유상증자를 강행한다면 기존 대주주인 주주연합이 책임경영의 차원에서 우선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CGI 관계자는 “산은이 대한항공에 증자하겠다고 했으면, 또는 한진칼에 전환우선주나 CB(전환사채) 등 무의결권주로만 지원하겠다고 했으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이 딜을 받아들였을까”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진칼 정관에는 3자 배정 증자가 필요한 경우가 긴급한 사유가 있을 경우 등으로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부채비율 108%밖에 안 되는 한진칼이 왜 긴급한가. 이 정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또 한진칼은 부동산, 호텔, 본사 사옥 등이 있어 다른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너무 많다”며 “이게 정말 주주를 위하는 의사결정인지, 한진칼 이사회에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대로 된 실사도 하지 않고, 평가 과정도 거치지 않고 졸속으로 증자한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한진칼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 주주들도 매우 화날 일”이라고 봤다.

KCGI 관계자는 “이번 일은 제2의 한진해운 사태, 제2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건으로 번질 위험도 있다고 본다”면서 “3자 배정 증자를 중지시키기 위한 다양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다. 또한 이로 인해 손해를 입는 것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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