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500선을 돌파하며 3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 미국 대선이 끝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한국 등 신흥국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16포인트(1.97%)오른 2,543.03에 거래를 마치며 2018년 2월 2일(2,525.39)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전날보다 13.59포인트(0.54%) 오른 2,507.46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세 확대에 힘입어 상승폭을 크게 벌렸다. 2018년 1월29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2,598.19) 경신도 눈앞에 뒀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급락했던 3월 저점(1,457.64)과 비교하면 74% 가량 올랐다.
이달 들어 한국증시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끈 1등 공신은 단연 외국인 투자가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약 27조 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매수세로 전환하더니 10거래일 동안 4조286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그동안 상승랠리를 이끌던 개인투자자들은 이 기간 5조2594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최근 외국인 자금이 한국 증시로 유입되는 건 미국 대선이 끝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었고, 미국의 경기 부양책이 본격화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과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달러 가치를 떨어트리면서 외국인 자금이 신흥국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올해 3월 128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09.3원까지 떨어지며(원화 가치 상승)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들은 한국증시에서 상대적으로 그동안 주가 상승폭이 작았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13일까지 1조7227억 원) LG화학(7672억 원) SK하이닉스(4212억 원) 삼성SDI(2984억 원) 등을 순매수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삼성전자는 16일에도 전날보다 3100원(4.91%) 오른 6만6300원에 마감됐다. 지난주에 이어 종가기준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쓴 것이다. 이날 SK하이닉스도 9.25% 급등한 9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10만 원대 돌파를 다시 눈앞에 뒀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 상승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이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회복 기대감과 원화 강세흐름, 반도체 업체가 강세 등이 맞물려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 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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