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2016년 당시 제안된 밀양 신공항(위) 및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부산시,밀양시 제공)2016.6.21/뉴스1
17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사업 적정성을 재검증한 결과를 발표한다. 김해신공항 사업을 백지화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여권이 2018년 지방선거 이후 요구해 온 가덕도 신공항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0년 이상 논란을 거친 끝에 최종 결론을 내고 이미 수십억 원의 세금을 투입한 추진 중인 국책사업을 뒤집는 것이어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해신공항 폐기 수순…가덕도 신공항에 속도 붙을 듯
정부관계자 등에 따르면 검증위는 법제처가 ‘안전 문제와 관련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부산시와 협의해야 한다’는 취지로 내놓은 유권해석 결과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2016년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발표할 당시 부산시와 협의하지 않았다는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이 함께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6년 동남권 공항으로 경남 밀양을 밀었던 대구경북 지역 여론은 벌써 들썩이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홍의락 대구 경제부시장은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해공항 백지화까진 그렇다 해도 가덕도 신공항으로 곧장 추진하는 것은 다시 한 번 절차상의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반발했다.
여권 내에서도 표심만 바라본 결정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가덕도로 사실상 미리 결론지어 놓은 듯한 추진 방식은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차기 대선을 의식해 정부 정책을 이용한다는 반발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진 중인 사업 뒤집는 것…‘혈세낭비’ 논란될 것”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총리실에서 이 문제를 재검증하기로 한 뒤로 “검증위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10년이 넘는 공방과 연구조사 끝에 결론이 난 문제를 뒤집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의뢰로 19억 원 규모의 신공항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2016년 진행한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보고서에서 “김해공항 확장안이 밀양과 가덕도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고 했다. 가덕도 신공항은 바다를 매립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고, 남쪽 끝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태풍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26년까지 김해신공항을 완공할 계획이었다. 기본 계획안 용역에만 30억 원 이상이 들었고, 사전 연구용역까지 합하면 7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상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김해신공항을 정치논리에 따라 백지화한다면 국책사업이 정권에 따라 휘둘리는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성에 대한 정밀한 검토 없이 공항 건설을 결정할 경우 ‘세금 먹는 하마’가 될 거라는 우려가 크다. 이전해서 새로 지을 대구공항에 가덕도 신공항 안까지 확정되면 한 권역에 2개의 신공항이 한꺼번에 추진되는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안, 양양공항 등 적자 지방 공항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공항은 한 번 지으면 되돌리기 어려운 사업”이라며 “정치적 셈법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이 난 사업을 재추진한다면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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