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KCGI 주주연합 측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에 맞서 신주발행무효 소송 등에 나설 경우 인수과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7일 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의 걸림돌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신주발행무효 소송 등 두 가지다”라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산 여객기, 화물기 점유율은 각각 37.4%, 61.6%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통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또 “경영권 분쟁 이슈가 있는 회사는 기존 주주를 배제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신주 발행을 할 수 없다. 신기술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경영상 부득이한 경우는 예외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아시아나 인수과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희석, 3자연합(주주연합) 및 노조의 반발 등 현실적인 고민들을 피해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때문에 향후 트래블 버블, 백신개발 등 코로나 국면이 완화되는 속도와 단기 성과 확보 차원에서 사업부 매각 등 유동성 확보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주주들의 대한항공 지분 가치 희석 우려가 존재한다”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는 측면에서 양 사간의 시너지 창출까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불확실성 증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최종적인 경쟁구도 재편까지 선결 조건 및 잠재 요소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 주가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정부가 전날(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산경장) 회의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결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산업은행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은이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후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대한항공의 주주배정 유상증자(2조5000억원)에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1조5000억원) 및 영구채(3000억원)로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에 대해 KCGI는 “조 회장의 사적이익을 위해 국민혈세 및 주주와 임직원을 희생시키는 이런 시도에 대해 KCGI는 법률상 허용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KCGI가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및 소송, 이사회 결의 무효확인 소송 제기, 임시 주주총회 소집 요구 및 신규 이사 추천,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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