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佛용역팀 꼴찌 평가 “가덕도, 공사비 많이 들고 리스크 높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7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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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17일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가덕신공항 현황도.(부산시 제공)2020.11.17/뉴스1 © News1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17일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가덕신공항 현황도.(부산시 제공)2020.11.17/뉴스1 © News1
17일 김해신공항 계획이 백지화되며 부산 가덕도 신공항 계획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가덕도 신공항 안이 확정되려면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경제성이나 접근성 등에서 가덕도가 공항 입지로 적절한지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많기 때문이다.

2016년 6월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은 “가덕은 일반적인(natural) 공항 후보지가 아니다”라며 “공사비가 많이 들고 리스크(위험)도 높다”고 평가했었다. 당시 영남권 5개 시도는 신공항 입지를 둘러싸고 10여 년간 갈등을 빚은 끝에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기관이자 공항 전문연구기관인 ADPi가 내리는 결론에 승복하기로 하고 용역을 맡겼었다.

가덕도 신공항은 당시 입지평가 결과에서 4개 시나리오 중 3개 시나리오에서 모두 꼴찌를 했다. 사회경제적 영향에 가중치를 둔 시나리오 3에서도 활주로를 두개 건설하는 방안이 밀양보다 근소하게 높은 점수로 앞섰을 뿐 활주로를 1개 건설하는 방안은 모든 입지 통틀어 가장 점수가 낮았다.

특히 공항 건립 등에 드는 총 투자비 측면에서 가덕도 신공항은 활주로를 1개 설치할 경우 6875만 달러(7조 6500억 원)가 들고, 활주로를 2개 설치하면 9295만 달러(10조 2800억원)가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김해는 3788만 달러(약 4조1900억 원)로 후보지 중에서 가장 낮은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실제 건설 과정에서 사업비가 더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추산 비용이 최소 비용이라고 보고 있다.

또 용역 보고서는 “가덕도를 신공항으로 추진할 경우 산을 깎거나 해저에서 모래를 준설해서 바다를 매립하는 등 막대한 입지조성 공사를 벌여야 한다”며 “해당지역 자연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덕도는 공항운영상에 안전성과 소음피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나, 검토 지역 범위 내에서 남쪽 끝에 위치해서 대구나 경북지역으로부터의 지상접근 시간과 거리가 적정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콩 첵랍콕 공항 등이 비슷하게 리스크가 높은 지역에 지어졌지만 이런 공항은 주변 에 별다른 대안이 없어 리스크를 감수해야 했던 반면 가덕도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만약 가덕도 신공항이 완공된 뒤에도 김해공항이 그대로 운영될 경우 공항이 서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교통이 복잡해지고, 어업에 주로 종사하는 지역주민들이 받을 영향도 심각할 것으로 평가됐다.

이새샘기자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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