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파업에 속 타는 한국GM…생산 차질만 2만대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19일 05시 51분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뉴스1 DB) 2020.6.11/뉴스1 © News1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뉴스1 DB) 2020.6.11/뉴스1 © News1
한국지엠(GM)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과 관련한 노사갈등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에만 6만대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최근 노사 갈등 확산으로 추가적인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된 노조의 쟁의행위로 인한 한국GM의 추가 누적 손실 규모는 2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달 한국GM의 생산량(3만158대)에 3분의 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사측은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연말 주말 특근과 잔업을 실시하려고 했다. 하지만 임단협 교섭에서 사측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노조가 이를 거부하고 나섰다.

노조는 잔업 및 특근 거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같은 달 30일부터 부분파업도 반복하고 있다. 지난 2일과 6·9~10일, 11~13일 부분파업을 이어간 노조는 16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20일까지 부분파업을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해 41만대 수준이었던 한국GM의 생산량은 올해 30만대 초중반에 그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레일블레이저에 대한 주문이 밀려들고 있으나 출고 일정을 맞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사측은 지난주 열린 22~24차 교섭을 통해 2020~2021년 일시급 800만원 지급과 임직원 차량 구입 특별할인, 공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사 공동 해외 벤치마킹 활동 실시 등을 담은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가 2022년 이후 부평2공장의 신차 배정 계획 등을 요구하면서 교섭은 결렬됐다.

생산라인을 볼모로 임단협 교섭을 지속하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전형적인 악습이 지속되고 있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2014년부터 이어진 적자 구조도 탈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더해지면서 협력사마저 나서 임단협 타결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이 2100억원 규모의 부평1공장 투자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갈등의 골은 깊어만 지고 있다.

사측은 이번 교섭 과정에서 미래 발전 방안 중 하나로 내년부터 창원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한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의 파생모델을 부평1공장에서 생산하겠다고 했다. 2100억원은 이를 위한 시설투자 비용이었으나 한국GM의 일단 해당 계획을 보류했다.

이에 따라 한국GM의 철수설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미국 GM 본사 시각에서 한국GM 노조의 행태는 용납이 안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10년간 국내 공장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우리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상황이라 실제 철수 가능성은 낮지만, 투자 보류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사측의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업계는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부분파업은 결국 한국GM 전체의 피해로 이어진다”면서 “공장 가동률 저하에 따른 생산 손실이 지속된다면 본사 차원에서도 투자 계획 전면 철회 등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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