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과 관련해 양사의 5개 노조는 19일 “정부는 이번 협상 전 과정에 대한 모든 의혹을 해명하고, 구조조정 없이 인수합병을 이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전 국민과 항공업계 노동자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대한항공-아시아나 노동조합 공동 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대책위는 지난 16일 “동종 업계 인수는 중복인력 발생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초래할 수 있으며, 항공산업 전반으로 확산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책위는 “양사 노조는 동조합은 노사정이 만나 3만명 노동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인수합병을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답변 시한인 19일 오후 1시가 지나도 정부는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기업의 특혜 의혹, 항공산업 독과점 등 인수 협상 과정에서의 온갖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고, 시민 사회단체 각종 노동단체,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대책위는 “지금이라도 정부는 이번 협상 전 과정에 대한 모든 의혹을 해명하고, 구조조정 없이 인수합병을 이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전 국민과 항공업계 노동자들에게 충분히 이해시켜야 한다”며 “3만명 노동자들의 이해와 협조 없이 이번 인수합병은 결코 원만히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 정부가 대국민 담화를 통해 각종 의혹 해명과 인수과정 전체를 투명하게 밝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다면 모든 법적, 물리적 대응을 통해 이번 인수·합병을 저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은 국내 초대형 항공사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중복 인력에 따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대한항공의 직원 수는 1만8000여명, 아시아나항공은 9000여명이다. 두 항공사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직원 70%가량이 순환 휴직 중이다.
다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수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은 계획이 없다. 모든 직원들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서 함께 같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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