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경쟁력 확보 위해 불가피”… 조원태 회장 특혜논란에 반격
의혹 제기 與의원에도 “안타깝다”
“건전경영 감시-견제 장치 마련… 위반 땐 趙회장 퇴진시킬 것”
조현민 한진칼 전무 물러나기로… 공정위장 “법-원칙따라 면밀 검토”
정치권 등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결정을 둘러싼 특혜 시비가 일고 있는 가운데 통합을 주도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통합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을 국유화할 수밖에 없다”며 반격에 나섰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한 여당 의원들에 대해 “안타깝다”고 감정을 드러냈고 통합을 반대하며 소송을 낸 강성부펀드(KCGI)에 대해선 “(한진칼 지분 중) 자기 돈은 0원인 사모펀드 대표”라고 일축했다.
이 회장은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통합으로 한진칼 지분 약 10%를 보유하게 되는 산은이 경영권 분쟁 중인 조 회장에게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란 3자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경영권을 가진 조 회장과 협상하게 된 것뿐”이라며 “재벌 특혜 의혹을 알면서도 항공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KCGI는 전날 법원에 한진칼의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산은은 법원이 KCGI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통합이 무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는 국유화 체제로 전환돼 별도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통합이 불발되면 아시아나항공은 국유화되며 더 큰 문제가 야기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번 통합을 ‘재벌 특혜’라며 비판한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이용우 의원들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시했다. 이 회장은 “안타깝다. 사실을 오인한 것”이라며 “의원들에게 잘 설명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KCGI에 대해선 “강성부 대표는 사모펀드 대표로 (한진칼 지분 중) 자기 돈은 0원”이라며 “강 대표에게 어떤 책임을 물릴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은은 견제 장치로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각각 3명씩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얻었다. 외부 독립기구인 윤리경영위원회와 경영평가위원회 등도 설치하기로 했다. 경영진에 대해 재무목표 달성 여부 등을 평가하고 미달하면 조 회장 지분 등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도 확보했다고 했다. 이 회장은 “(한진칼의) 건전 경영을 위한 감시·견제 장치를 마련했다. 이를 어기면 조 회장 보유 지분을 몰취하고 퇴진시킬 것”이라고 했다. 일가의 경영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 회장의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물러나기로 했다.
통합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란 의혹에 대해서도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 인력을 전원 승계하겠다는 확약을 받았다. 이를 위반하면 경영 퇴진 등의 징계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통합을 통해 비용을 감축하려면 중복된 사업의 통합이 실행돼야 하는데, 구조조정 없이 두 회사를 합치는 효과가 얼마나 있겠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해운사, 조선사 구조조정 과정과 비교해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부채 덩어리 회생불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인력 구조조정 없이 어떻게 회사를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냐”며 “구정물에 ×물을 더하면서 생수를 만들 수 있다는 엉터리 논리”라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변수다. 최대현 부행장은 “해외 관계 당국이 항공사 간 결합을 불허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고 결과를 낙관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원칙과 법에 따라 경쟁 제한성이 있는지 혹은 소비자 후생에 악영향이 있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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